*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6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불안한 시대, 관계를 만들고 함께해야
전주리 |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안녕 친구야’ 캠페인부터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해왔다. 어린이들을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운동을 해오고 있는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전주리(산아래) 사무총장을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실에서 만났다.
- 얼마 전 30년 기념행사를 진행하셨죠.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공동육아협동조합’ 설립 30년 기념행사를 했습니다. 공동육아 운동 자체는 1970년대 후반 해송보육학교, 해송어린이걱정모임이 시작이니까 40년도 훨씬 넘었죠. 과거 어려운 시기에 방치되는 어린이들의 돌봄을 고민하면서 해송유아원, 해송아기둥지 등을 만들었습니다. 해송아기둥지는 지금도 창신동에서 해송지역아동센터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는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고 보편적인 아이돌봄이 시작되었죠. 이 시기 공동육아도 1994년 신촌지역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양육자와 교사가 협동조합 방식으로 돌봄을 하는 공동육아협동조합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이번 30년 기념행사는 94년에 처음 만들어진 공동육아협동조합 설립을 기념하는 행사로 ‘공동육아 유니버스 – 자라다, 잇다, 바꾸다’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공동육아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관계를 맺고,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학술행사와 문화행사로 함께 나눠 진행했습니다. 코로나로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회원조직과 다 같이 연결하는 자리로 행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 공동육아가 생소한 어깨동무 회원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어린이집/유치원과 방과후 등 다양한 공동육아 회원단체를 이끄는 연합회인 동시에 공동육아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공동육아라는 단어는 저희가 처음 만들었는데,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공동육아는 ‘사회적 육아’에요. 법인의 비전은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인데요. 이렇게 우리가 함께 키우는 것도 있지만, 사회와 마을도 함께 키워야 함을 말합니다.
어린이집과 방과후 등 공동육아 대부분의 조직은 이해당사자인 양육자와 교사가 함께 협동해서 운영해요. 협동조합 방식으로 조합비를 내고, 함께 운영합니다. 교사와 양육자들이 총회, 이사회 등 활동을 하면서 공간을 함께 만드니 신뢰할 수 있죠. 당사자들이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갈등하면서 꾸려가는 공동체입니다. 갈등과 회복의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참여 민주주의 혹은 당사자 민주주의 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교사와 양육자가 함께 돌보니 아이들을 보는 방식도 일반 어린이집과 좀 다르게 됩니다. 마실문화나 평어문화, 통합교육 같은 것들이 시도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공동육아 조직은 전국에 100여 곳이 있어요. 공동육아로 처음부터 시작한 곳도 있고, 국공립 기관을 위탁해서 운영하는 곳, 회원단체로 받은 국공립기관, 또 유치원도 있어요. 어린이집/유치원은 협동조합 어린이집, 국공립 어린이집 등 70여 곳이 있습니다. 나머지 30여 곳은 초등돌봄영역이에요. 어린이들이 크니 초등 돌봄도 필요해졌습니다. 공동육아초등방과후, 대안학교,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있습니다.
- 공동육아만이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철학이 궁금합니다.
공동육아에서는 모두가 수평적 관계로, 어른(교사,양육자)과 어린이들이 서로 평어와 별칭을 사용합니다. 어린이들도 훈육하고 길러내야 할 대상이기보다 삶의 주체이자 시민으로 자기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존재로 보죠.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나들이 장소 등 어린이집에서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합니다. 어린이들이 나들이 장소에 붙이는 자신들만의 별명도 있습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보면 양육자들도 달라집니다. 어린이를 대하는 자세와 철학이 어른들의 철학으로 번지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비전이 ‘함께 크는 우리아이, 더불어 성장하는 어른’입니다.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라나기 때문에 어른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어른과 세상은 나를 도와줄 수 있고, 심리적으로 내가 살아갈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동육아는 놀이와 자연을 중시합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2012년에 만든 어린이행복선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 초창기와 비교해 현재 공동육아 어린이집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졌나요?
저출생으로 어린이가 줄어들면서 어린이집 충원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면 올라가는 조합비 부담부터 시작해서 당장 어린이집 운영도 어려움을 겪게 되죠.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조합비도 내고,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에 힘들어하는 양육자들도 많습니다. 공동육아는 경력교사가 많은 곳이라 새롭게 들어오는 젊은 양육자와 경력직 교사들이 조화를 만드는 것도 숙제입니다. 함께 만나서 관계도 쌓고, 신뢰도 쌓아야 공동육아에 대한 애정을 쌓고, 나아가 세상을 향한 애정을 만들 수 있었어요. 코로나로 이런 문화가 많이 사라져서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 지금 어린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살아남는 것에 급급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공동육아에서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 북녘 어린이를 위한 모금 캠페인도 많이 했어요. 벌써 10년도 전이에요. 지금은 내가 살아남는 것이 불안하니까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아요. 시대가 많이 후퇴했고, 코로나로 어려움이 깊어졌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이 중요한 것은 다들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평화 등의 가치를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디테일이 중요해졌습니다. 현재의 양육자들과 어린이들과 어떻게 평화를 쉬운 것부터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그나마 남북관계나 사회적인 의제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때인 것 같아요.
어린이들도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기후위기로 멸종을 이야기하는 지구 위에서 살아가고 있고, 인구위기로 귀하게 태어났습니 다. 어린이들이 귀하게 자라다 보니, 어른들은 어린이가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죠. 디지털 시대에서 온라인에 익숙하지만, 실제로 함께하는 것이 서툰 고립의 시대에서 살면서 외로움과 절망이 내재되어 있어요. 잘 자라기 위해서는 관계와 놀이가 필수인데, 학습이 과해서 점점 그럴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또 혼자 있으면 어른과 어린이 모두 더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야 서로 배우고,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죠. 공동육아에서는 관계를 계속 만들고 함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함께 이야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 가장 가깝게 지내는 어린이어깨동무의 모습은 어떤가요?
어깨동무는 시작부터 공동육아와 함께해왔습니다. 남과 북의 어린이를 위한 활동에는 제약이 없어야 하는데, 정세의 파고를 타서 안타깝습니다. 공동육아와 어깨동무가 함께 평화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공동육아를 통해 배우는 생활 속 민주주의 교육과 평화교육이 연결되는 지점을 함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시기에 같은 건물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큰 인연인 것 같습니다.

- 얼마 전 별세하신 정병호 이사장님의 빈자리가 믿기지 않습니다.
네, 공동육아 전체가 슬퍼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에서 회원들이 아이 손 잡고 조문 오는 모습, 지역에서 올라온 선생님들 모습에 그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애도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폐암 선고를 받으시고도 여러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셔서 그걸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 더 황망해했습니다. 이사장님의 공동육아에 대한 애정에 대해 책임감이 더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사장님 마음을 잊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평화디딤돌, 어깨동무, 학교 제자들과 함께 장례를 치르면서, 찾아오는 다양한 조문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육아의 어른인 정병호 이사장님이 세상의 어른이기도 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또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사장님은 공동육아 다음세대에게 어떤 공동육아의 모습을 전하고 싶었을까. 아마 공동육아 안에서 지속적으로 모두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부분인 듯합니다.
- 마지막으로 어깨동무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말은?
저출생으로 어린이들이 귀해졌지만, 어린이들의 생활은 점점 삭막해졌습니다. 공동육아에서도 어린이의 참여권과 기후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어린이들이 미래에 살아갈 이 땅이 점점 망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 시대에 어린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 어린이운동단체들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운동단체들도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5월 1일 매년 진행하는 어린이해방선언 행진과 기후정의 행진 등에 계속 더 많은 단체들이 참여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 회원 여러분도 앞으로도 공동육아운동과 어린이운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6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불안한 시대, 관계를 만들고 함께해야
전주리 |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사무총장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한반도에 사는 우리 어린이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안녕 친구야’ 캠페인부터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해왔다. 어린이들을 함께 키우는 공동육아운동을 해오고 있는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전주리(산아래) 사무총장을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실에서 만났다.
- 얼마 전 30년 기념행사를 진행하셨죠.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공동육아협동조합’ 설립 30년 기념행사를 했습니다. 공동육아 운동 자체는 1970년대 후반 해송보육학교, 해송어린이걱정모임이 시작이니까 40년도 훨씬 넘었죠. 과거 어려운 시기에 방치되는 어린이들의 돌봄을 고민하면서 해송유아원, 해송아기둥지 등을 만들었습니다. 해송아기둥지는 지금도 창신동에서 해송지역아동센터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는 영유아보육법이 제정되고 보편적인 아이돌봄이 시작되었죠. 이 시기 공동육아도 1994년 신촌지역공동육아협동조합 우리어린이집을 시작으로 양육자와 교사가 협동조합 방식으로 돌봄을 하는 공동육아협동조합을 처음 만들었습니다. 이번 30년 기념행사는 94년에 처음 만들어진 공동육아협동조합 설립을 기념하는 행사로 ‘공동육아 유니버스 – 자라다, 잇다, 바꾸다’라는 주제로 진행했습니다. 공동육아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성장했고, 관계를 맺고, 세상을 어떻게 바꿨는지 학술행사와 문화행사로 함께 나눠 진행했습니다. 코로나로 소원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회원조직과 다 같이 연결하는 자리로 행사를 만들고자 했습니다.
- 공동육아가 생소한 어깨동무 회원들도 있을 것 같아요.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사)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은 어린이집/유치원과 방과후 등 다양한 공동육아 회원단체를 이끄는 연합회인 동시에 공동육아 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공동육아라는 단어는 저희가 처음 만들었는데, 이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공동육아는 ‘사회적 육아’에요. 법인의 비전은 ’우리 아이 함께 키우기 더불어 사는 세상 만들기’인데요. 이렇게 우리가 함께 키우는 것도 있지만, 사회와 마을도 함께 키워야 함을 말합니다.
어린이집과 방과후 등 공동육아 대부분의 조직은 이해당사자인 양육자와 교사가 함께 협동해서 운영해요. 협동조합 방식으로 조합비를 내고, 함께 운영합니다. 교사와 양육자들이 총회, 이사회 등 활동을 하면서 공간을 함께 만드니 신뢰할 수 있죠. 당사자들이 서로를 위해 노력하고 갈등하면서 꾸려가는 공동체입니다. 갈등과 회복의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참여 민주주의 혹은 당사자 민주주의 방식을 배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당사자인 교사와 양육자가 함께 돌보니 아이들을 보는 방식도 일반 어린이집과 좀 다르게 됩니다. 마실문화나 평어문화, 통합교육 같은 것들이 시도되는 것들이 그렇습니다.
공동육아 조직은 전국에 100여 곳이 있어요. 공동육아로 처음부터 시작한 곳도 있고, 국공립 기관을 위탁해서 운영하는 곳, 회원단체로 받은 국공립기관, 또 유치원도 있어요. 어린이집/유치원은 협동조합 어린이집, 국공립 어린이집 등 70여 곳이 있습니다. 나머지 30여 곳은 초등돌봄영역이에요. 어린이들이 크니 초등 돌봄도 필요해졌습니다. 공동육아초등방과후, 대안학교, 지역아동센터, 다함께돌봄센터 등이 있습니다.
- 공동육아만이 가지고 있는 어린이들에 대한 철학이 궁금합니다.
공동육아에서는 모두가 수평적 관계로, 어른(교사,양육자)과 어린이들이 서로 평어와 별칭을 사용합니다. 어린이들도 훈육하고 길러내야 할 대상이기보다 삶의 주체이자 시민으로 자기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는 존재로 보죠.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나들이 장소 등 어린이집에서 모든 것을 직접 선택합니다. 어린이들이 나들이 장소에 붙이는 자신들만의 별명도 있습니다. 공동육아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행복하게 잘 지내는 것을 보면 양육자들도 달라집니다. 어린이를 대하는 자세와 철학이 어른들의 철학으로 번지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비전이 ‘함께 크는 우리아이, 더불어 성장하는 어른’입니다. 어린이들이 어른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자라나기 때문에 어른을 무서워하지 않습니다. 어른과 세상은 나를 도와줄 수 있고, 심리적으로 내가 살아갈 만하다고 느낄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공동육아는 놀이와 자연을 중시합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도전하고 모험하는 과정에서 배우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2012년에 만든 어린이행복선언에 잘 나타나 있습니다.
- 초창기와 비교해 현재 공동육아 어린이집 전반적인 분위기도 달라졌나요?
저출생으로 어린이가 줄어들면서 어린이집 충원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면 올라가는 조합비 부담부터 시작해서 당장 어린이집 운영도 어려움을 겪게 되죠. 공동육아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조합비도 내고, 많은 일을 해야 하는 것에 힘들어하는 양육자들도 많습니다. 공동육아는 경력교사가 많은 곳이라 새롭게 들어오는 젊은 양육자와 경력직 교사들이 조화를 만드는 것도 숙제입니다. 함께 만나서 관계도 쌓고, 신뢰도 쌓아야 공동육아에 대한 애정을 쌓고, 나아가 세상을 향한 애정을 만들 수 있었어요. 코로나로 이런 문화가 많이 사라져서 회복하려고 노력하고 있죠.
- 지금 어린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면서 겪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살아남는 것에 급급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어렵습니다. 예전에는 공동육아에서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 북녘 어린이를 위한 모금 캠페인도 많이 했어요. 벌써 10년도 전이에요. 지금은 내가 살아남는 것이 불안하니까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아요. 시대가 많이 후퇴했고, 코로나로 어려움이 깊어졌습니다. 평화로운 일상이 중요한 것은 다들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전과 다르게 평화 등의 가치를 일상생활에서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게 하는 디테일이 중요해졌습니다. 현재의 양육자들과 어린이들과 어떻게 평화를 쉬운 것부터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코로나 이후 그나마 남북관계나 사회적인 의제에 대해서 관심이 조금씩 생기고 있는 때인 것 같아요.
어린이들도 불안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어요. 기후위기로 멸종을 이야기하는 지구 위에서 살아가고 있고, 인구위기로 귀하게 태어났습니 다. 어린이들이 귀하게 자라다 보니, 어른들은 어린이가 도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지 않죠. 디지털 시대에서 온라인에 익숙하지만, 실제로 함께하는 것이 서툰 고립의 시대에서 살면서 외로움과 절망이 내재되어 있어요. 잘 자라기 위해서는 관계와 놀이가 필수인데, 학습이 과해서 점점 그럴 시간이 부족해지고 있습니다. 또 혼자 있으면 어른과 어린이 모두 더 불안할 수밖에 없어요.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만들어야 서로 배우고, 불안감도 해소할 수 있죠. 공동육아에서는 관계를 계속 만들고 함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사회에 함께 이야기해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구요.
- 가장 가깝게 지내는 어린이어깨동무의 모습은 어떤가요?
어깨동무는 시작부터 공동육아와 함께해왔습니다. 남과 북의 어린이를 위한 활동에는 제약이 없어야 하는데, 정세의 파고를 타서 안타깝습니다. 공동육아와 어깨동무가 함께 평화에 대한 화두를 사회에 던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공동육아를 통해 배우는 생활 속 민주주의 교육과 평화교육이 연결되는 지점을 함께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시기에 같은 건물을 공유하고 있는 것도 큰 인연인 것 같습니다.
- 얼마 전 별세하신 정병호 이사장님의 빈자리가 믿기지 않습니다.
네, 공동육아 전체가 슬퍼하고 있습니다. 장례식에서 회원들이 아이 손 잡고 조문 오는 모습, 지역에서 올라온 선생님들 모습에 그 슬픔이 느껴졌습니다. 아마도 애도하며 함께 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폐암 선고를 받으시고도 여러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셔서 그걸 기억하는 분들이 많아 더 황망해했습니다. 이사장님의 공동육아에 대한 애정에 대해 책임감이 더 느껴지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이사장님 마음을 잊지 않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평화디딤돌, 어깨동무, 학교 제자들과 함께 장례를 치르면서, 찾아오는 다양한 조문객들을 보면서 많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공동육아의 어른인 정병호 이사장님이 세상의 어른이기도 하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또 이런 생각도 듭니다. 이사장님은 공동육아 다음세대에게 어떤 공동육아의 모습을 전하고 싶었을까. 아마 공동육아 안에서 지속적으로 모두 함께 고민해 나가야 할 부분인 듯합니다.
- 마지막으로 어깨동무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말은?
저출생으로 어린이들이 귀해졌지만, 어린이들의 생활은 점점 삭막해졌습니다. 공동육아에서도 어린이의 참여권과 기후위기를 이야기합니다. 어린이들이 미래에 살아갈 이 땅이 점점 망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 시대에 어린이들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할까에 대해 어린이운동단체들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어린이운동단체들도 연대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듯 합니다. 그래서 5월 1일 매년 진행하는 어린이해방선언 행진과 기후정의 행진 등에 계속 더 많은 단체들이 참여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 회원 여러분도 앞으로도 공동육아운동과 어린이운동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