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어린이어깨동무 소식지 150호에 실린 글입니다.
연결된 희망, 함께 만드는 희망
‘드로잉 호프–뉴욕’은 남아프리카공화국, 북아일랜드 등 9개 나라 11개 단체가 함께 진행한 국제 연대 프로젝트입니다. 이번 호 ‘만나야 평화’에서는 각 국의 연대단체들이 갈등 속에서 어떤 도전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이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어린이들이 더 평화롭고 행복한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어떻게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는지를 전하고자 합니다. 본 내용은 지난 11월 12일(수) ‘드로잉 호프–뉴욕’ 부대행사로 진행한 라운드테이블 내용과 이후 진행된 추가 인터뷰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Q. 갈등으로 상처 입은 사회 또는 갈등이 지속되는 사회에서 각 단체가 겪는 도전과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도노반 에빗(알시티, 북아일랜드): 북아일랜드의 가장 큰 도전은 ‘분리된 공동체’ 와 ‘사회적 분리’입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사는 지역이 프로테스탄트 지역과 가톨릭 지역으로 나뉘어 있고, 그에 따라 학교, 스포츠 클럽, 취미 활동 공간까지 분리되어 있습니다.
알시티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원칙 -진정성 있는 관계 맺기, 장기적인 관점,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은 분열의 문제를 다루고, 청소년과 청년들을 통해 공동체 간의 다리를 놓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만큼 ‘증오’를 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상대가 어디 출신인가?부터 생각하거나 서로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겁게 지내며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후 관계가 형성되면 종교, 정체성,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인식이 세대를 거쳐 어떻게 형성되고 전달되었는지를 질문하고 나눕니다.
알시티는 청소년들을 ‘함께 걸어가는 동료’이자 ‘미래의 리더’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른 세대만큼 증오를 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언젠가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는 중요한 희망 요소입니다.
나즐리 아브라함스(데스몬드&레아 투투 레거시 재단,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가 법적으로 폐지되었지만, 그 영향이 일상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재단은 ‘우분투(Ubuntu)’-‘나는 우리가 있기에 존재한다’, ‘우리의 인간성은 서로 떼어 낼 수 없을 만큼 깊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철학을 활동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를 ‘살아 있는, 현재형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투투 대주교님의 유산을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계속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시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수 박-허(아시안화해센터, 미국): 많은 디아스포라들은 복합적인 정체성, 신앙과 역사 사이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시안화해센터는 이러한 교차적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자신의 역사에 대해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는 현실을 고민하며, 질문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우리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평화 신학을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또한 많은 한인 디아스포라에게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한국전쟁에 대해 상처를 인정하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역사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북녘을 방문해 대화 창을 마련하고, 전쟁으로 인한 세대 간 트라우마를 돌보는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이디 아기레(엘니도 프로젝트, 콜롬비아): 콜롬비아에서 갈등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폭력은 무관심과 불관용, 서로의 가치를 지우는 사회 구조 속에서 정상화되고 일상화되어 버렸습니다.
엘 니도는 십대 엄마들이 자신의 목소리, 가치, 삶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는 안전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정서적 치유, 교육과 직업훈련, 공동체 연결이라는 세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폭력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원인- 가난, 배제, 기 회의 부재 등-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제니퍼 디버트(미국친우봉사회, 미국): 미국친우봉사회는 ‘모든 사람에게는 신성한 빛이 존재한다’는 퀘이커의 신념을 바탕으로 폭력과 불평등, 억압이 없는 정의로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핵심 목표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이주 대응이며, 활동 과정에서 지리적 경계를 넘는 연대와 협력을 강조합니다.
쯔쯔이 유키코(코리아 어린이 캠페인, 일본): 우리는 2001년부터 동북아시아 여러 지역 어린이들의 그림과 메시지를 교환하며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축에 기여하고자 활동해 왔습니다. 이 자리의 단체 중 ‘패전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본은 특별한 역사적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은 35년 동안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고,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에 대해서 전후 배상도 하지 않고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갈등의 한 단면이며, 때문에 그림 교류 활동을 할 때마다 많은 질문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교류가 ‘평화를 위한 그림 교류’임을 꾸준히 설명해 왔고,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드로잉 호프는 ‘희망을 끌어온다’와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희망’은 무엇인가요?
나즐리 : ‘희망’은 우리 일의 핵심 정신입니다. 투투 대주교는 ‘희망의 일은 단단하고 고된 일’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희망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부드럽고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 때로는 진흙탕 같은 현실 속에서 버티는 질긴 일이기도 합니다. 냉소적이거나, 분노하거나, 무관심해지거나, 포기하는 것은 쉽지만, 내 마음과 주변의 마음을 지켜주는 ‘진짜 희망’을 붙드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급진적인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드로잉 호프 연대단체와 함께하면서 진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 기쁩니다.
제니퍼 : 희망은 함께 노력하면 지금과는 다른,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아이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어린이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나고, 함께 놀고, 여행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낼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희망입니다.
레이디 : 저는 십대 엄마들이 아이들을 다정하게 키우는 모습을 볼 때 희망을 느낍니다. 십대 엄마들이 개인, 공동체, 기관들과 협력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자원과 열정을 함께 모으는 것이 희망입니다.
쯔쯔이 : 우리에게 희망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자유롭게 친구가 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수 박-허 : 희망은 절망에 맞서는 것입니다. 희망은 냉소적인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선택이며, 우리가 매일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으로 저항하는 일입니다. 어른들이 절망에 맞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들도 그 희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드로잉 호프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과 어깨동무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즐리 : 정말 훌륭한 전시였습니다. 전 세계의 아이들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유엔은 TV에서 보던 먼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그곳에서 드로잉 호프가 열렸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자기 목소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드로잉 호프는 우리가 투투 대주교의 유산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현재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유산으로부터 배우기’를 실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런 점에서 드로잉 호프 참여는 우리에게 깊은 공명을 주었습니다.
레이디 : 드로잉 호프는 아이들과 개인, 공동체, 기관이 국경을 넘어 연결될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어도 마음, 비전, 열정을 나누며 함께 희망을 그려 가는 과정이 아름답고 강력한 힘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드로잉 호프는 “희망은 우리가 함께 만들 때 더 크게 증폭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쯔쯔이 :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남북 분단, 동북아시아의 긴장 속에서 어린이들과 평화교육을 연결해 왔습니다. 드로잉 호프를 통해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일본 사회에게 “어린이들을 위해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을 때, 어린이들의 그림이 그 질문을 전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느끼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제니퍼 : 드로잉 호프는 우리가 초지역적 파트너십과 연대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우리의 활동에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도노반 : 저는 어제 “이 경험은 내 인생에서 단 한 번 있을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이 큰 선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드로잉 호프는 서로에게서 배우며,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끼게 해주는 선물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준 어깨동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수 박-허 : 2년 전 LA에서 드로잉 호프를 열었는데, 이번에 유엔에서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이번 전시는 절망에 저항하며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을 연습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또한 연대단체들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처한 문제들-갈등, 폭력, 불평등 등-이 본질적으로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맥락에서 “내 고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연대를 통해 ‘더 깊은 희망’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하는 작은 일도, 다른 곳에서 같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제 마음을 두드렸고, 더 깊은 책임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제 어깨동무는 저에게 진짜 ‘가족’이 되었습니다.
* 이 글은 어린이어깨동무 소식지 150호에 실린 글입니다.
연결된 희망, 함께 만드는 희망
Q. 갈등으로 상처 입은 사회 또는 갈등이 지속되는 사회에서 각 단체가 겪는 도전과 어려움은 무엇이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활동은 무엇인가요?
도노반 에빗(알시티, 북아일랜드): 북아일랜드의 가장 큰 도전은 ‘분리된 공동체’ 와 ‘사회적 분리’입니다. 청소년과 청년들이 사는 지역이 프로테스탄트 지역과 가톨릭 지역으로 나뉘어 있고, 그에 따라 학교, 스포츠 클럽, 취미 활동 공간까지 분리되어 있습니다.
알시티는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세 가지 핵심 원칙 -진정성 있는 관계 맺기, 장기적인 관점, 그리고 긍정적인 영향–을 기반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장기적인 관점’은 분열의 문제를 다루고, 청소년과 청년들을 통해 공동체 간의 다리를 놓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청소년들은 어른들만큼 ‘증오’를 품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상대가 어디 출신인가?부터 생각하거나 서로를 ‘없애야 할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겁게 지내며 긍정적인 경험을 쌓는 것에 집중합니다. 이후 관계가 형성되면 종교, 정체성, 배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서로에 대한 인식이 세대를 거쳐 어떻게 형성되고 전달되었는지를 질문하고 나눕니다.
알시티는 청소년들을 ‘함께 걸어가는 동료’이자 ‘미래의 리더’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들이 어른 세대만큼 증오를 품고 있지 않다는 사실은, 언젠가 우리 사회가 더 나은 공동체로 나아갈 수 있다는 중요한 희망 요소입니다.
나즐리 아브라함스(데스몬드&레아 투투 레거시 재단,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 정책)가 법적으로 폐지되었지만, 그 영향이 일상 곳곳에서 작용하고 있습니다.
우리 재단은 ‘우분투(Ubuntu)’-‘나는 우리가 있기에 존재한다’, ‘우리의 인간성은 서로 떼어 낼 수 없을 만큼 깊이 연결되어 있다’라는 철학을 활동 중심에 두고 있습니다. 우리는 ‘해결되지 않은 미완의 과제’를 ‘살아 있는, 현재형의 자원’으로 전환하는 일을 하고 있으며, 투투 대주교님의 유산을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오늘의 현실 속에서 끊임없이 계속 질문을 던지고 방향을 제시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수 박-허(아시안화해센터, 미국): 많은 디아스포라들은 복합적인 정체성, 신앙과 역사 사이에서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가지고 살아갑니다. 아시안화해센터는 이러한 교차적 정체성을 지닌 이들이 자신의 역사에 대해 배우지 못한 채 살아가는 현실을 고민하며, 질문하고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우리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과 평화 신학을 일상에서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또한 많은 한인 디아스포라에게 여전히 깊은 상처로 남아있는 한국전쟁에 대해 상처를 인정하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역사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또한 북녘을 방문해 대화 창을 마련하고, 전쟁으로 인한 세대 간 트라우마를 돌보는 대화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레이디 아기레(엘니도 프로젝트, 콜롬비아): 콜롬비아에서 갈등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현실입니다. 폭력은 무관심과 불관용, 서로의 가치를 지우는 사회 구조 속에서 정상화되고 일상화되어 버렸습니다.
엘 니도는 십대 엄마들이 자신의 목소리, 가치, 삶의 목적을 발견할 수 있는 안전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는 정서적 치유, 교육과 직업훈련, 공동체 연결이라는 세 가지 영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폭력을 만들어내는 구조적 원인- 가난, 배제, 기 회의 부재 등-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제니퍼 디버트(미국친우봉사회, 미국): 미국친우봉사회는 ‘모든 사람에게는 신성한 빛이 존재한다’는 퀘이커의 신념을 바탕으로 폭력과 불평등, 억압이 없는 정의로운 평화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핵심 목표는 정의롭고 지속가능한 평화, 정의로운 경제, 정의로운 이주 대응이며, 활동 과정에서 지리적 경계를 넘는 연대와 협력을 강조합니다.
쯔쯔이 유키코(코리아 어린이 캠페인, 일본): 우리는 2001년부터 동북아시아 여러 지역 어린이들의 그림과 메시지를 교환하며 동북아시아의 평화구축에 기여하고자 활동해 왔습니다. 이 자리의 단체 중 ‘패전국’ 출신이라는 점에서 일본은 특별한 역사적 과제를 갖고 있습니다. 일본은 35년 동안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고, 전쟁이 끝난 지 80년이 지난 지금도 북한에 대해서 전후 배상도 하지 않고 공식 국가로 인정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우리가 직면한 갈등의 한 단면이며, 때문에 그림 교류 활동을 할 때마다 많은 질문과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 교류가 ‘평화를 위한 그림 교류’임을 꾸준히 설명해 왔고, 매년 북한을 방문하여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교류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Q. 드로잉 호프는 ‘희망을 끌어온다’와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는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희망’은 무엇인가요?
나즐리 : ‘희망’은 우리 일의 핵심 정신입니다. 투투 대주교는 ‘희망의 일은 단단하고 고된 일’이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희망을 유지하는 일은 결코 부드럽고 낭만적인 일이 아니라, 때로는 진흙탕 같은 현실 속에서 버티는 질긴 일이기도 합니다. 냉소적이거나, 분노하거나, 무관심해지거나, 포기하는 것은 쉽지만, 내 마음과 주변의 마음을 지켜주는 ‘진짜 희망’을 붙드는 일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급진적인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드로잉 호프 연대단체와 함께하면서 진짜 희망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어 기쁩니다.
제니퍼 : 희망은 함께 노력하면 지금과는 다른,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믿음입니다. 아이들이 이야기한 것처럼, 모든 어린이들이 평화롭고 안전하게 만나고, 함께 놀고, 여행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지낼 수 있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희망입니다.
레이디 : 저는 십대 엄마들이 아이들을 다정하게 키우는 모습을 볼 때 희망을 느낍니다. 십대 엄마들이 개인, 공동체, 기관들과 협력하여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자원과 열정을 함께 모으는 것이 희망입니다.
쯔쯔이 : 우리에게 희망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만나고, 자유롭게 친구가 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그런 세상이 오는 것입니다.
수 박-허 : 희망은 절망에 맞서는 것입니다. 희망은 냉소적인 사람이 되지 않으려는 선택이며, 우리가 매일 절망에 빠지지 않기 위해 말과 행동으로 저항하는 일입니다. 어른들이 절망에 맞서 희망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여줄 때, 아이들도 그 희망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드로잉 호프에 참여하면서 느낀 점과 어깨동무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는?
나즐리 : 정말 훌륭한 전시였습니다. 전 세계의 아이들이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과 바람이 매우 비슷하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유엔은 TV에서 보던 먼 공간처럼 느껴지지만, 그곳에서 드로잉 호프가 열렸다는 사실은 아이들에게 자기 목소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퍼질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경험입니다.
드로잉 호프는 우리가 투투 대주교의 유산을 단순히 기념하는 것을 넘어, 그것을 현재 속에서 살아 움직이게 하는 ‘유산으로부터 배우기’를 실천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런 점에서 드로잉 호프 참여는 우리에게 깊은 공명을 주었습니다.
레이디 : 드로잉 호프는 아이들과 개인, 공동체, 기관이 국경을 넘어 연결될 때 어떤 변화가 가능한지를 보여줍니다. 서로 다른 곳에 살고 있어도 마음, 비전, 열정을 나누며 함께 희망을 그려 가는 과정이 아름답고 강력한 힘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드로잉 호프는 “희망은 우리가 함께 만들 때 더 크게 증폭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프로젝트라고 생각합니다.
쯔쯔이 :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남북 분단, 동북아시아의 긴장 속에서 어린이들과 평화교육을 연결해 왔습니다. 드로잉 호프를 통해 다른 지역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에게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또한 일본 사회에게 “어린이들을 위해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을 때, 어린이들의 그림이 그 질문을 전하는 강력한 힘이 되어 준다는 것을 느끼는 정말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제니퍼 : 드로잉 호프는 우리가 초지역적 파트너십과 연대를 통해 미래 세대를 위한 희망을 만들어 가는 우리의 활동에 큰 영감을 주었습니다.
도노반 : 저는 어제 “이 경험은 내 인생에서 단 한 번 있을 특별한 경험이다”라고 스스로 말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하는 것이 큰 선물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드로잉 호프는 서로에게서 배우며, 더 나은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을 깊이 느끼게 해주는 선물 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이런 기회를 준 어깨동무에게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수 박-허 : 2년 전 LA에서 드로잉 호프를 열었는데, 이번에 유엔에서 어린이들의 그림으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이번 전시는 절망에 저항하며 희망을 만들어내는 것을 연습할 수 있는 귀한 기회였습니다.
또한 연대단체들과 이야기하면서 우리가 처한 문제들-갈등, 폭력, 불평등 등-이 본질적으로 매우 비슷하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맥락에서 “내 고통이 가장 크다”고 생각하지만, 연대를 통해 ‘더 깊은 희망’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내가 하는 작은 일도, 다른 곳에서 같은 마음으로 애쓰고 있는 사람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생각이 제 마음을 두드렸고, 더 깊은 책임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이제 어깨동무는 저에게 진짜 ‘가족’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