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어깨동무가 회원단체로 함께하고 있는 시민평화포럼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전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성명] DMZ법 입법에 대한 유엔사령부의 간섭은 부당하다
비군사적 목적의 민간인 출입을 정부가 관리하기 위한 입법은 주권 사항
유엔사의 주권 침해적 ‘관할권’ 주장에 굴복하면 이후 남북관계 주체적 관리 불가능
1. 최근 국회에서 논의 중인 「비무장지대(DMZ)의 평화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하 DMZ법)」과 관련해 주한미군이 지휘하는 유엔군사령부(UNC, 이하 유엔사)가 해당 법안이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다”며 반대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DMZ 내 비군사적 목적의 민간인 출입에 관해 한국 정부가 관리하는 것을 정전협정 위반으로 몰아가는 유엔사의 주장은 과도하며, 국회의 입법권을 비롯한 대한민국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고 있다.
2. DMZ법 입법은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는 조치가 아니다. 정전협정은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군사적 합의로, 비군사적 영역에 국한하여 한국 정부가 비무장지대에 대한 출입 허가권을 행사하는 것과 상충되지 않는다. DMZ법은 민간인의 자유로운 출입을 전면허용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책임 있게 비군사적 영역에 한해 민간인의 출입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이미 한미는 지난 2007년 제39차 SCM에서 유엔사와 한국군 간 정전관리 책임 조정을 합의한 바 있고, 여기에는 ‘비무장지대 출입 승인’ 업무 이양도 포함되어 있다. 이에대해 당시 미국 측이 정전협정 위반을 주장했는지 의문이다. 이제와서 유엔사가 DMZ법이 정전협정을 정면으로 위반한다거나 책임질 수 없는 일이 벌어지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 없는 어깃장에 불과하다.
3. 제한되어야 할 것은 DMZ법이 아니라 유엔사의 균형 잃은 ‘관할권’ 남용이다. 사실, 유엔사의 이런 과도하고 비합리적인 ‘관할권’ 주장과 규제가 DMZ법이 제안된 배경이기도 하다. 2018년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이 무산되고, 2019년 정부가 약속한 대북 타미플루 지원이 좌초된 것에는 유엔사의 자의적이고 고압적인 ‘관할권’ 행사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 결과 한반도 긴장은 더 고조되었다. 국무위원 등 정부 인사가 판문점을 방문하는 것조차 유엔사의 반대로 좌절되거나 연기되기 일쑤였다. 도대체 이런 교류와 방문이 정전 상태의 평화적 관리에 무슨 위협을 가한단 말인가. 반면, 유엔사는 남한 민간 단체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한에 전단을 보내고 군이 확성기 방송을 하는 등 군사적 위협 행위를 강행한 것에 대해 적절한 예방 조치는 커녕 사후에도 사실상 수수방관했다. 평화를 위한 노력은 제재하고 적대행위는 방치하는 것이 유엔사의 역할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DMZ법 취지는 군사분계선 인근의 긴장 완화와 평화 증진을 위한 것이다. 그럼에도 유엔사가 이토록 완강하게 반대하는 이유가 과연 정전체제의 평화적 관리를 위해서인가, 아니면 그저 규제 권한을 과시하려는 것인가.
4. DMZ에 대한 비군사적 목적의 민간인 출입을 대한민국 정부가 관리하기 위한 정당한 입법 조치를 유엔사가 가로막을 권한은 없다. 민간인 출입 허용이나 정전협정 위반 여부에 대해 유엔사가 독점적인 권한을 가진 것으로 해석하기도 어렵다. 정전협정에 따라 운영되어야 할 군사정전위원회는 1991년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불안정한 정전체제와 비무장지대를 평화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당사자인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가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책무이기도 하다. 유엔사가 해야 할 일은 비무장지대를 보다 평화적인 곳으로 만들기 위한 정부의 주권적 노력을 가로막고 정치적·법률적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비무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군대와 무기로 가득한 DMZ(비무장지대)를 실질적인 비무장의 지역으로 복구하기 위한 군비통제와 상호 위협 감소의 환경을 함께 조성하는 일이다.
5. 정부와 국회는 유엔사의 비상식적이고 주권침해적인 주장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 이를 수용할 경우, 대한민국은 한반도 평화를 관리할 능력이 없고, 주권행사도 제약당한다는 인식은 강화될 것이다. 이후 남북관계나 대외관계에서도 정부의 독립적 역할에 대한 기대와 신뢰를 약화시킬 것이다. 정부는 유엔사의 과도한 권한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 제기하고, DMZ 관리에 대한 대한민국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국회는 DMZ 평화적 이용을 시민의 권리와 공공의 이익 관점에서 검토하고, 군사적 논리에 종속되지 않는 입법 원칙을 확립해야 한다. 유엔사는 DMZ 평화적 이용과 관련한 입법 및 정책 과정에 대한 개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끝.

어린이어깨동무가 회원단체로 함께하고 있는 시민평화포럼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