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9월 14일-15일,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교육' 개최

2021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교육’ 성공적 개최


지난 9월 14일~15일,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는 개원 5주년을 맞아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평화교육을 모색하기 위해 세계의 분단사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평화교육의 사례를 알아보고자 2021 한반도 평화교육 국제포럼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교육’(이하 국제포럼)을 개최하였습니다. 또한 이 주제를 다루기에 앞서, 갈등과 분쟁을 겪은 사회에서 평화구축 활동을 꾸준히 해 온 실천가이자 연구자로 유명한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 분단사회에서 평화구축은 어떻게 할 것인지, 그 안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자리를 함께 마련했습니다. 


이번 국제포럼은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의 평화 프로세스와 그 안에서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는 한반도 평화교육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이러한 취지에 맞게 각계각층의 관심과 참여 속에 온라인이라는 형식의 한계를 넘어 연인원 200여 명의 참여 속에 성공적으로 개최할 수 있었습니다. 


본 글은 주요 논의를 중심으로 정리하였습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어린이어깨동무 홈페이지(www.okfriend.org)에 게시 예정인 자료집 및 국제포럼 홈페이지(https://www.kgfpforum.com/)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별강연  ︳던컨 모로우(Duncan Morrow) 

- 분단사회에서 시민사회 평화구축 활동의 의미 


9월 14일 오후 6시. 국제포럼의 문이 열렸습니다. 첫 번째 순서는 북아일랜드의 정치학자이자 실천가인 던컨 모로우(Duncan Morrow) 얼스터대학교 정치학과 교수가 열어주었습니다. 던컨 모로우 교수는 유럽의 한반도라 불리는 북아일랜드의 긴 분쟁을 끝내고, 평화 프로세스가 안착되는데 큰 기여를 한 실천가이자 학자입니다. 대표적으로 북아일랜드 교류협력위원회 위원장을 10년 이상 역임하면서 의견이 대립 되는 진영 간의 대화와 화해를 이끌어 내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이번 포럼에서는 한반도와 같이 분단된 사회의 평화구축 과정에서 시민사회 활동의 의미에 대해 역설해 주었습니다. 특히 시민사회의 평화구축 활동은 실험적이고, 강제적이지 않고, 작은 변화로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그 속도가 느리고 변화가 빠르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렇기 때문에 시도할 수 있는 활동이기도 하다는 이야기는 우리 시민사회에 시사하는 바가 컸습니다. 


또한 북아일랜드 평화구축 활동의 경험을 통해 많은 생각의 거리도 제시해주었습니다. 평화 프로세스를 통해 누군가에게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하는 미래’가 가능하다는 것을 배웠다는 지점은 극단적인 주장이 대립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었습니다. 또한 끊임없이 변화에 대응해야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경험은 우리가 평화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또 일정 수준의 평화를 구축한 이후에도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시한, 시민사회는 정치사회가 길을 잃었을 때 길잡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이야기는 교착상태에 빠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이같이 던컨 모로우 교수의 이야기는 북아일랜드의 경험인 동시에 다양한 분단사회에 적용 가능한 이야기로 한반도에서 평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많은 시사점을 주었습니다.



특별대담  ︳존 폴 레더라크(John Paul Lederach) & 이기범 

- 분단사회에서 평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9월 14일 오후 8시. 평화구축과 갈등전환 분야의 실천가이자 이론가인 존 폴 레더라크(John Paul Lederach) 미국 노트르담대학교 평화학과 국제평화구축 명예교수와 어린이어깨동무 이기범 이사장(숙명여자대학교 교수)의 특별대담을 마련했습니다. 존 폴 레더라크 교수는 콜롬비아, 북아일랜드, 필리핀, 소말리아 등 세계 25개 국가에서 갈등전환 및 평화구축 활동을 진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평화구축 이론 발전에 기여해 각국의 학자 및 활동가들에게 큰 영감을 주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입니다. 함께 대담을 나눈 이기범 이사장 또한 1996년 이후로 현재까지 대북 인도적 지원, 평화교육 분야에서 꾸준한 활동을 이어 오는 동시에 이 분야에 관한 연구와 저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 날 대담은 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김동진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로 두 대담자가 평화구축 활동에 몸담게 된 이유를 들으며 대담이 시작되었습니다. 공통적으로 유년시절의 환경과 젊은 시절에 맞닥뜨린 사회적인 문제가 평화활동의 길로 이끌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그간의 활동과 경험에 비추어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구축 활동’의 과제와 가능성에 대해 들어보는 순서가 진행되었습니다.


레더라크 교수는 평화구축을 위해서는 내 손주뿐 아니라 다른 집 손주도 잘 자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조부모의 마음이 필요하다고 하며, 이를 평화구축을 위한 상상력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즉, 분단이라는 요소 때문에 서로를 더욱 불신하게 된, 서로를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에 대한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렇듯 평화구축은 시간이 걸리지만, 작은 것에서부터 인간성을 찾아내고 신뢰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많은 참가자들이 위로와 희망을 얻은 이야기를 덧붙였습니다. 평화구축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고 하면서 하나의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최소 10년은 생각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수십 년 동안 분단된 사회가 며칠 안에 변화하는 것은 기대할 수 없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그 때문에 평화구축으로 가는 긴 여정에 함께 하는 사람들은 스스로 용기를 잃지 않도록 용기를 북돋우어주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야 닫힌 문이 열리고, 다른 사람들도 용기를 얻는다는 것입니다. 제자리 걸음을 반복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지친 많은 시민들이 용기를 얻는 순간이었습니다.


이기범 이사장은 레더라크 교수의 이야기가 한국적 맥락에서 쉽게 이해될 수 있도록 어린이어깨동무 사례와 한국적 상황을 통해 이야기를 풍성하게 해주었습니다.




한반도 평화교육과 동아시아 


국제포럼의 두 번째 날인 9월 15일에는 2부에 걸쳐 전 세계 분단사회에서 평화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각국의 전문가들에게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순서를 마련했습니다. 1부 ‘한반도 평화교육과 동아시아’는 어깨동무 평화교육센터 정영철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한반도 평화교육과 어린이어깨동무 상호역랑강화 활동’을 주제로 김동진(트리니티칼리지 더블린 ISE 평화화해학 시니어 리서치 펠로우) 교수가 진행했습니다. 김동진 교수는 어린이어깨동무의 활동 중 세계의 분단국가에서 평화구축 및 평화교육 활동을 하고있는 시민사회와 교류하고 연대활동을 펼치는 부분을 ‘상호역량강화활동’으로 소개했습니다. 이는 교류를 진행하는 시민사회가 상호의 활동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돌아보고,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연대활동을 통해 활동의 폭과 내용을 확장・발전시키는 것으로, 이번 국제포럼 또한 이러한 맥락에서 준비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음으로는 ‘한반도 평화교육과 국제협력-제주 평화 활동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제주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의 김성환 센터장이 발표를 이어갔습니다. 김성환 센터장은 제주해군기지반대운동과 관련하여 반대운동의 이유과 전개, 현재에 이르는 역사를 자세히 설명해주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건립된 ‘성 프란치스코 평화센터’의 주요 활동이 평화교육과 평화운동이라는 점과 함께 평화운동을 할 때, 작은 차이보다 큰 공통점을 보고 연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며 발표를 마쳤습니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 평화교육-일본 피스보트 활동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일본의 평화단체인 피스보트의 메리 조이스(Meri Joyce) 국제 코디네이터가 발표를 해주었습니다. 피스보트의 활동에 대한 설명에 이어, 경험을 통한 학습과 직접적인 인적 교류를 포함하는 활동이 주요 내용인 피스보트가 팬데믹을 맞아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럼에도 기존에 구축한 강력한 파트너십과 연결고리를 바탕으로 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현재 상황을 통해 서로의 연결과 공유, 협력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금 강조했습니다. 



세 명의 발표에 이어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김경묵 교수와 미국의 ‘이산가족 USA’ 폴 리(Paul Lee) 대표의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두 명의 토론자는 자신의 평화 활동 경험에 비추어 발표내용을 발전시킬 수 있는 영감을 주었습니다.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교육 


2부는 ‘분단사회에서의 평화교육’을 주제로 북한대학원대학교 이우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되었습니다. 국제포럼에 사전등록한 많은 참여자들이 가장 기대하고 있던 내용 중 하나로 꼽히는 2부에서는 한반도와 같은 분단사회인 사이프러스, 북아일랜드, 보스니아에서의 평화와 교육에 대해 각 사회의 활동가와 연구자들에게 생생하게 듣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발표는 ‘사이프러스에서의 분단 경계를 넘는 평화교육’을 주제로 알레브 투크베르크  (Alev Tugberk) 사이프러스 역사대화연구소(AHDR) 공동대표가 진행했습니다. 발표자는 1974년 그리스계와 터키계 사이에 군사경계선이 생긴 시점부터 2003년 검문소 개방, 그리고 현재까지의 사이프러스 역사와 함께 분리된 수도인 니코시아의 현황에 대해 설명해주었습니다. 분리교육으로 인해 민족주의, 인종적 정체성이 형성되는 문제를 짚으며, 검문소 개방과 함께 시작한 역사대화연구소 활동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이어서 한국에도 많이 알려진 협력의 집(Home for Cooperation)에서 두 지역사회의 협력을 위해 진행하는 다양한 문화적, 예술적, 교육적 활동에 대한 경험을 나누어주었습니다. 



다음으로는 어린이어깨동무와 활발한 교류협력을 하고있는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의 알시티 프로젝트(R-City Project) 토마스 털리(Thomas Turley) 공동설립자로부터 알시티의 활동과 국제협력에 대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알시티는 북아일랜드에서 신교도 지역과 구교도 지역의 경계에 설립된 청소년 교류활동 단체로,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청소년들이 다양한 사회문화활동 및 국제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태도로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을 진행한다고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마야 보도피벡(Maja Vodopivec) 네덜란드 라이덴대학교 평화학 교수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충돌 및 어린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진행했습니다. 보도피벡 교수는 오래된 민족적·종교적 갈등으로 인해 1990년대 발생한 보스니아의 무력충돌은 오늘날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연방의 ‘한 지붕 두 학교’의 원인이 되었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운동장만 함께 쓰는 분리교육 학교는 56개 존재하며, 그간의 차별적 교육을 철폐하고자 하는 모든 시도의 실패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는 전쟁을 기억하는 부모들의 혐오와 전쟁을 겪은 어린이들의 기억을 통해 의도적으로 새로운 국가 정체성을 형성하려는 정치적 의도 때문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평화와 교육의 문제를 접한 북한대학원대학교 김성경 교수와 국경선평화학교 정지석 대표는 각 사회에서의 도전이 가지는 의미와 우리 사회에 주는 시사점에 대해 다각적인 접근과 해석을 할 수 있도록 심층적인 토론을 해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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