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톡내년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행사에서 만납시다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36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내년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행사에서 만납시다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

 

 

이주영 어린이문화연대 대표는 30여 년간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살다가 퇴임한 후, 어린이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어린이 문화 운동사’(보리), ‘어린이 해방’(우리교육), ‘방정환과 어린이 해방 선언 이야기’(모시는사람들) 등 어린이운동과 관련된 책도 썼다. 어린이어깨동무 운영위원으로, 어린이날100주년기념사업단 대표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주영 대표를 서교동 어린이문화연대 사무실에서 만났다.

 

1. 30여 년간 초등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살다가 어린이문화연대 대표로, 올해는 어린이날100 주년기념사업단 대표로도 활동하며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준비하셨죠. 최근 활동을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어린이문화연대의 기본 활동은 만나서 연대하는 것이지요. 소식지 코너 이름이 ‘만나야 평화’ 라고 했는데, 비슷하네요. 서로 만나서 같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방정환 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의 어린이 생각을 공유하는 모임이죠. 어린이문화연대와 같이 연대하는 모임이 없었다면, 어린이날 기념행사 개최는 어려웠을 것 같아요.

 

올해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리는 다양한 행사들을 여러 단체들과 함께 힘을 합해서 진행했습니다. 4월 30일에는 어린이운동을 하는 어른들이 모여서 전야제를 진행했습니다. 5월 1일에는 천도교와 어린이 문화예술 단체들이 모여서 방정환 생가에서부터 시가행진 재연을 하면서 여러 어린이 권리를 주장하고, 어린이들의 의견을 사회에 요구했지요. 그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어린이 문화예술 단체들이 5월 한 달 내내 방정환 문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는 행사를 만들었어요. 아시테지(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에서는 방정환 선생님 작품 중에 가장 말맛이 좋은 작품으로 1인극도 만들었습니다.

 

2. 올해로 어린이날 100주년입니다. 어린이날의 본래 의미와 이번 100주년과 관련된 이야기를 어린이어깨동무 회원들과 공유해주세요.

 

왜 올해가 어린이날 100주년인지 먼저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아요. 1922년 천도교 소년회에서 처음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했고, 1923년에는 40개의 어린이 단체가 모여서 어린이날 행사를 했어요. 정부에서는 1923년 어린이날을 1회로 보고, 어린이날을 몇 회인지 기념했었습니다. 저는 연구를 통해서 어린이날 시작을 1922년으로 보고, 횟수가 아니라 올해 100주년을 기념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1926년 6.10 만세운동과 일제강점기의 탄압으로 어린이날 행사를 한동안 못했었고, 1923년 어린이날 행사가 1922년 행사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죠. 어린이문화연대는 어린이날100주년 사업을 2019년부터 준비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올해 어린이날100주년 기념행사를 단체들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1920년대 조선민중들은 일제의 억압으로 고통받고 있었고, 어린이들은 이런 어른들에게 이중으로 억압을 받으며 가장 짓밟히고 있었습니다. 5월 1일 노동 해방의 날에 어린이들도 해방시켜야 한다는 의미로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만든 것이죠. 방정환 선생님과 어린이 운동가들은 어린이와 함께 ‘어린이 해방’이라는 깃발을 들고 시가행진을 하며, 어린이를 해방시킬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방정환 선생님은 모두가 평등하고, 어린이도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식민지 시대에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독립과 민족 해방, 민주국가가 필요했던 것이죠. 그리고 어린이들이 한몫의 사람으로 당당하게 자랄 수 있도록 소년회 활동을 하면서 스스로 배우고 도우며 자랄 수 있도록 하려고 했던 것이죠.


 

3. 1923년 어린이날에 방정환 선생님과 어린이 운동가들이 만든 ‘어린이 해방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그리고 1999년 방정환 선생 탄신 100주년을 맞아 어린이어깨동무, 공동육아와공동체교육, 어린이도서연구회가 함께 새천년어린이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지금 봐도 정말 의미 있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선생님께서 ‘방정환 과 어린이 해방 선언 이야기’라는 책도 내셨습니다. 지금의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요?

 

다른 곳에서는 ‘어린이 선언’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저는 내용을 반영하여 ‘어린이 해방 선언’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1922년에 ‘소년운동의 기초 조건’을 발표했는데, 이것을 체계화시켜서 1923년에 ‘어린이 해방 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어린이가 ‘재래의 윤리적 억압’(유교를 바탕으로 한 봉건 윤리)과 경제적 억압 같이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존의 시스템 구조에서 억압받는 것을 해방시켜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저는 이 선언이 앞으로도 중요한 선언이라고 생각해요. 우리 인류역사에서 어린이를 이렇게 윤리적, 경제적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자는 선언을 한 적이 없었거든요. 시민혁명, 노동자 해방, 여성해방이 있었지만 그 속에서 항상 어린이는 빠져 있었죠. 어린이가 해방되는 것이 인류 해방 역사의 마지막 지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지금도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윤리와 가치에서 억압받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동착취뿐이었다면 지금은 어린이들이 가진 미래의 노동력과 자원까지 착취당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환경 문제와도 연관이 있죠. 그리고 청소년 참정권이 만 18세까지 확대되었지만, 아직까지 어린이들이 정치적으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것도 정치적 억압인 것이죠. 어린이가 억압받는 지금 시대에서 어린이 해방 선언은 의미가 있는 중요한 선언입니다.

 

100년 전에 이미 어린이 해방을 부르짖은 선언을 우리 사회와 세계에 알리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방정환국제포럼도 준비하고 있고 내년에는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행사를 크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계속 이야기하고 되새기지 않으면 잊힐 수 있거든요. 어린이 해방선언의 의미를 되새기고 앞으로 100년 우리 인류가 나아가야 할 어린이 해방선언 100년의 약속을 만들려고 해요.

 

4. 교직시절부터 계속 어린이 문화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최근 어린이들은 온라인과 OTT 의 발달로 무분별하게 콘텐츠를 접하고 있습니다. 좋은 어린이 콘텐츠는 어떤 것일까요?

 

어린이들이 좋은 문화 콘텐츠를 경험하고 또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방정환 선생님과 이오덕 선생님은 어린이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평화로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문학을 만들고 싶어 하셨어요. 그런데 자본주의 시장 구조에서는 잘 팔리고 이익이 남는 책 위주로 만들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독자들이 좋은 책을 사줘야 출판구조를 바꿀 수 있죠. 어린이도서연구회가 그런 좋은 도서를 발굴하고 출판계를 바꾼 것에 큰 의미가 있죠. 문화도 수요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어요. 좋은 책을 기반으로 연극, 영화, 놀이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부모와 어린이가 좋은 콘텐츠를 찾아 주체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못 보게 할 수도 없고 인터넷 문화를 막을 수도 없습니다. 어린이들이 인터넷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결국 인간이 만든 도구들은 사람이 어떻게 활용하냐에 따라서 달라지니까요.


5. 노키즈존, 경쟁 중심의 사회, 코로나19로 뛰어놀지 못한 아이들... 아직도 어린이 운동은 해야 할 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어린이어깨동무도 어린이 평화교육에 대한 많은 고민들이 있습니다. 앞으로 어린이 운동이 가야하는 방향과 어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요?

 

어른과 어린이들이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고, 어린이들이 한 사람의 독립된 시민이라는 것을 우리가 인정해줘야 합니다. 어린이들 또한 그런 자의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요. 어떤 매체나 문화를 만나든지 자기가 그 문화 매체의 주인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어린이와 어른들이 평등한 인간관계로 연대해서 힘을 합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어린이 문화예술 교육단체들이 연대를 해야만 합니다.

 

6. 마지막 질문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어린이 어깨동무 회원들에게 혹시 나누고 싶으신 말씀이 있을까요?

 

북녘 어린이나 남녘 어린이나 모두 같은 우리 아이들이죠. 그 아이들이 모두 함께 방정환 선생님이 꿈꿨던 어린이가 해방된 세상을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내년에는 코로나가 끝나면 더 좋은 행사를 함께 더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린이 해방선언 100주년 행사에서 100년 전 그날처럼 더 많은 어린이운동단체들이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 회원 여러분들도 그 자리에서 뵈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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