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톡어린이의 눈으로 평양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38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어린이의 눈으로 평양의 모습을 담고 싶었어요


정성훈 다큐멘터리 감독

 

어린이어깨동무 행사에 가면 누군가 촬영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정성훈 다큐멘터리 감독이다. 정성훈 감독은 2004년부터 어린이어깨동무와 여러 차례 방북하여 다큐멘터리 <평양으로 간 아이들>, <평양으로 간 의사들>을 제작하였다. 러시아 사할린 동포와도 오래 교류해온 정성훈 감독을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실에서 만났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정성훈입니다. 다큐멘터리랑 영화도 만들고, 공연연출도 합니다. 최근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어떤 작품에 참여하셨나요? 

2003년 개봉한 비전향장기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선택>에 피디로 참여한 것이 첫 작품입니다. 사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다가 영화는 40대가 돼서야 시작했습니다. 이후에 <이태원 살인사건>, <특수본>, <찌라시: 위험한 소문>등을 제작했습니다. 영화 일만 하면 먹고 살기 어려워서 방송일도 많이 했습니다. <이태원 살인사건>은 1997년 사건 발생 후 미해결 상태였는데, 영화가 화제가 되면서 재수사가 시작되었죠. <제보자>도 황우석 박사의 ‘줄기세포 조작 사건’을 재구성했는데, 영화를 통해 사건을 다시 상기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 2004년에 처음 어린이어깨동무와 평양에 가서 촬영을 하셨었죠. 

영화 <선택> 작업이 끝나고 어린이어깨동무에서 평양에 함께 가서 촬영할 사람을 찾는 이야기를 건너건너 들었습니다. 의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어린이어깨동무의 방북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우선이었습니다. 그런데 찍다 보니, 여러 사람들과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될 것 같아 다큐멘터리도 만들게 되었습니다. 


2004년 어린이들과 함께 방문한 평양



- 평양에서 촬영하면서 에피소드가 많았을 것 같아요. 

북녘에 대규모로 방북을 하면, 정해진 일정대로 움직입니다. 그런데 어린이들이랑 방북했을 때, 어린이들이 고려호텔 옆에 있는 우표상점에 갑자기 가보고 싶다고 했어요. 아이들이 가고 싶다고 하니까 어른들도 당황해서 일정에 없던 곳을 갑자기 가게 되었습니다. 우표상점에 가는 길이 10m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였는데, 가는 길이 1시간처럼 느껴졌어요. 북에서는 일정을 바꾸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닌데, 북녘에서도 어린이들이 가니까 더 잘해주려는 마음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평양으로 간 의사들>에 보면, 진료를 받던 어린이 환자랑 이야기를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아이가 저랑 의사선생님들이 남쪽에서 왔다고 하니까 신기해했습니다. 자기를 진료해주고, 옆에서 촬영하는 사람들이 남쪽 사람이라고 상상하기 어려웠겠죠.


- 다큐멘터리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셨나요? 

사실 북녘은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인 장소입니다. 정보가 별로 없기 때문에 소재가 새롭습니다. 90년대에만 해도 지금보다 정보가 더 없었고요. 북녘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어린이들과 촬영할 때는 어린이 눈에 북녘의 상황이나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지 중점을 두고 영상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의사들과 평양에 가서 촬영했을 때는 의사의 눈으로 북녘의 의료현장과 남북 의사들이 만나서 교류하는 모습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어려운 현실에서도 북녘 의사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 의사 선생님들은 의약품이나 장비가 더 있었으면 하고 안타까워했습니다. 2013년에는 남포소아병동에서 의료장비 지원과 리모델링을 논의한 적이 있습니다. 병원에서 감사의 뜻으로 병원장실에서 다과를 준비해주었습니다. 삶은 계란과 사과, 바나나와 같은 과일, 음료수... 어려운 상황에서도 정성껏 대접하고자 하는 마음이 느껴져 고마웠습니다. 헌신적으로 일하는 북녘 의사들을 보면서 인도적 지원과 교류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습니다. 


2008년 옥류관에서



- 지금도 어린이어깨동무 행사라면 발벗고 나서서 촬영 등 여러 가지를 도와주시는데, 이렇게 오래 인연을 맺을 수 있었던 어깨동무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어린이어깨동무와 이제까지 함께할 수 있던 것은 지향점이 맞아서인 것 같습니다. 돌아가신 권근술 이사장님도 이야기하셨던 내용이기도 한데, 남과 북의 어린이들이 평화롭게 뛰노는 내일을 만드는 일에 저도 함께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어깨동무 활동가들이 열심히 하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북녘을 돕는다는 일은 사실 어려운 일이죠. 일이 잘 진행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어깨동무의 철학이나 가치관을 계속 가지고 나가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 촬영으로 맺은 인연이 깊은 것 같아요. 러시아 사할린에 촬영을 갔다가, 사할린 동포들과도 계속 교류하고 있으시죠. 

2005년 즈음에 다큐멘터리를 찍으러 러시아 사할린에 갔습니다. 사할린 에트노스아동예술학교라는 곳에 촬영을 갔는데, 조선음악과가 있었습니다. 학교에 사할린 한인 동포 선생님도 있었고, 북녘에서 교사들이 와서 음악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북녘에서는 주로 개량한 악기로 가르치니까, 남녘에서 쓰는 전통악기를 가르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쪽에서 선생님도 파견하고 지원도 했지요. 잠깐동안 남북 선생님들이 함께 음악을 가르치기도 했고요. 이후 한국과 러시아, 한인 동포들과 문화교류 쪽으로 많은 일들을 했습니다. 러시아 한인동포 선생님들도 한국으로 초청해서 전통음악 공부도 할 수 있게 하고, 러시아에서 국악이나 클래식 공연도 여러 번 연출했어요. 

사할린에 우리말로 기사를 쓰는 <새고려신문>이 있습니다. 역사가 깊고, 사할린 동포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신문입니다. 그런데 온라인판이 없어서 제가 2006년 네이버에 <새고려신문> 카페를 만들고, 지금까지 온라인판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새고려신문이 발행되는 매주 금요일마다 제가 네이버 카페에 기사를 올립니다. 보시면 사할린 동포들의 생활을 볼 수 있으니, 한번 들어와보세요. 

(새고려신문: https://cafe.naver.com/sekoreasinmun)


-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지금 김대중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 영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후배인 박명진 피디와 함께 <열한살의 목격자(가제)>라는 이름으로 관동대지진 다큐멘터리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동북아시아 청소년들이 클래식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자리도 만들고 싶습니다. 2019년에 러시아에서 한국, 러시아, 동포 청소년 오케스트라 교류 공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공연을 하면서 하나가 되는 모습이 좋았어요. 남북, 일본, 중국, 러시아까지 동북아시아 청소년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공연도 기획하고 싶은데, 지금은 여러 가지로 상황이 어렵네요. 


- 어린이어깨동무 회원들에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저는 다른 사람에게 어린이어깨동무 후원을 권할 때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북녘은 지금도 우리가 가까워져야 하는 대상이라고요. 앞으로 많은 기회가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선물이라고 하면 대부분 후원을 합니다. 기본적으로 어린이어깨동무가 가지고 있는 철학이 설득력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애들은 저의 세상보다 더 좋은 세상에서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미래에 대한 꿈이 있다면,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 계속 활동해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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