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0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인터뷰이: 원충연 브루더호프공동체 회원
영국의 항구 도시 근처 너도밤나무공동체에서 어린이어깨동무를 응원해주는 회원이 있다. 브루더호프공동체의 원충연 회원을 온라인(줌)으로 만났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내와 아들 4명과 함께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는 원충연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은 브루더호프 공동체 중에 영국 도버 항구 근처에 위치한 비치그로브라는 곳입니다. 수백년된 너도밤나무가 울창한 곳이라, 저는 너도밤나무공동체라고 한국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브루더호프공동체는 192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기독교 공동체입니다. 독일과 영국,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세계 곳곳에서 3천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공동체가 있습니다. 저희 브루더호프 공동체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저희 마을에만 300명이 살고 있는데, 모두가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며 함께 일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죠. 매일 서로 솔직하게 갈등을 이야기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경험들이 공동체가 계속될 수 있는 핵심인 것 같기도 합니다.
- ‘원마루’라는 필명으로 브루더호프의 교육철학을 담은 <왜 용서해야 하는가>,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셨었죠?
브루더호프공동체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어린이 교육이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초기 설립자 중 한 분이 ‘아이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님의 생각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생각에서 나온 소중하고 개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어른들이 어린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자연스러운 부분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북돋아주는 것이 브루더호프 공동체 내의 교육 철학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주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 자연 속에서 배우는 것, 생활의 기술을 익히며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그림책을 영어로 번역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살지만, 우리말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위해서 집에 한국 그림책이 많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첫째부터 막내까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공동체에서도 제가 번역해서 함께 읽었는데, 다들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좋아했습니다.
평창올림픽 전에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있었죠. 저희 아들들도 커가면서 한국 상황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때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는 여러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먼저 미국에 있는 브루더호프공동체 출판사 본부에 이 책을 번역해서 출간하자는 제의를 했습니다.
- 이 책을 읽고 감동받은 미국의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 인연으로 피스레터에 1960년대 비무장지대의 경험을 담은 ‘여우굴에서 온 편지’가 연재되었습니다. 번역하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이 자신이 항상 가지고 있던 생각과 경험한 장면들이 그림책으로 나온 것이 너무 반가워서 출판사로 연락하셨다고 합니다. 저와 연락이 닿았고 미군으로 근무하며 겪은 자신의 비무장지대에서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내셨죠. 고맙게도 어린이어깨동무에서 피스레터 연재 기회를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경험을 영어로 써주시면, 제가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은 비무장지대에서 전쟁을 경험했고, 그때 많은 동료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이 경험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로 대화하다 보니, 이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함께 평화의 길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영과 이념 논리를 넘어서 서로 대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피스레터 연재가 그런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글에서 선생님이 친구들과 동료들을 생각하는 부분을 좋아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실 때, 선생님이 한국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싶다고 이야기하셨고요. 이런 그리움이 선생님이 계속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이 큰 이슈였기 때문에, DMZ 이야기에 관심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변호사로 일하면서 비무장지대에서 고엽제 피해를 입은 미군들이 미국 정부에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근무한 퇴역군인이나 남겨진 가족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많은 일도 하셨습니다. 20대에 겪은 비무장지대 경험이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은 것이죠.
- 어린이어깨동무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한국을 떠나서 살고 있지만, 저도 그렇고 브루더호프공동체에서도 한반도 상황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처음에 미국 브루더호프공동체에 살았는데, 그쪽 사람들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의외로 관심을 많이 갖고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미국과도 많이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요. 한반도 문제의 역사와 현재 상황, 그리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린이들의 삶은 어떤지 저에게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저도 잘 모르니까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남북 어린이 그림교류와 같은 어린이어깨동무의 활동을 알게 되었어요.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잠깐 한국에 살았을 때, 어린이어깨동무에 찾아가서 미국인인 아내와 함께 문서 번역과 같은 자원활동도 했습니다. 평양도 함께 방문했고요.
- 어린이어깨동무 회원들에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해야 하겠지만, 북녘을 지원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도 높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면 마음이 통할 가능성이 더 크잖아요. 어린이병원과 콩우유공장을 짓고, 만남이 어려울 때는 동아시아 어린이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물리적인 긴장과 충돌을 막을 때 큰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어린이어깨동무 활동을 계속 응원하고 있고, 다른 분들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0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대화를 통해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으면
인터뷰이: 원충연 브루더호프공동체 회원
영국의 항구 도시 근처 너도밤나무공동체에서 어린이어깨동무를 응원해주는 회원이 있다. 브루더호프공동체의 원충연 회원을 온라인(줌)으로 만났다.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아내와 아들 4명과 함께 브루더호프 공동체에서 살아가고 있는 원충연입니다. 지금 제가 살고 있는 마을은 브루더호프 공동체 중에 영국 도버 항구 근처에 위치한 비치그로브라는 곳입니다. 수백년된 너도밤나무가 울창한 곳이라, 저는 너도밤나무공동체라고 한국말로 부르고 있습니다.
브루더호프공동체는 1920년대 독일에서 시작된 기독교 공동체입니다. 독일과 영국,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세계 곳곳에서 3천명이 조금 넘는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도 공동체가 있습니다. 저희 브루더호프 공동체는 ‘이상한 나라’입니다. 저희 마을에만 300명이 살고 있는데, 모두가 한 가족처럼 더불어 살며 함께 일하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죠. 매일 서로 솔직하게 갈등을 이야기하고 용서하고 화해하며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렇게 서로 용서하고 화해하는 경험들이 공동체가 계속될 수 있는 핵심인 것 같기도 합니다.
- ‘원마루’라는 필명으로 브루더호프의 교육철학을 담은 <왜 용서해야 하는가>, <아이들의 이름은 오늘입니다> 등을 한국어로 번역하셨었죠?
브루더호프공동체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부터 어린이 교육이 중요한 부분이었다고 합니다. 초기 설립자 중 한 분이 ‘아이 한 명 한 명은 모두 하나님의 생각이다.’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 생각에서 나온 소중하고 개성을 지닌 존재이기에 어른들이 어린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어린이의 자연스러운 부분을 살려나갈 수 있도록 곁에서 북돋아주는 것이 브루더호프 공동체 내의 교육 철학입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나를 존중해주는 것처럼 다른 사람을 존중하는 것, 자연 속에서 배우는 것, 생활의 기술을 익히며 살아가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 그림책을 영어로 번역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영국에서 살지만, 우리말과 한국문화를 가르치기 위해서 집에 한국 그림책이 많이 있습니다. ‘비무장지대에 봄이 오면’은 첫째부터 막내까지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는 책입니다. 공동체에서도 제가 번역해서 함께 읽었는데, 다들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많아서 좋아했습니다.
평창올림픽 전에 한반도에 긴장상황이 있었죠. 저희 아들들도 커가면서 한국 상황에 관심이 생겼는데, 그때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다가 한반도 문제에 관심이 있는 여러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수 있도록 번역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먼저 미국에 있는 브루더호프공동체 출판사 본부에 이 책을 번역해서 출간하자는 제의를 했습니다.
- 이 책을 읽고 감동받은 미국의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 인연으로 피스레터에 1960년대 비무장지대의 경험을 담은 ‘여우굴에서 온 편지’가 연재되었습니다. 번역하시면서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이 자신이 항상 가지고 있던 생각과 경험한 장면들이 그림책으로 나온 것이 너무 반가워서 출판사로 연락하셨다고 합니다. 저와 연락이 닿았고 미군으로 근무하며 겪은 자신의 비무장지대에서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고 이야기를 꺼내셨죠. 고맙게도 어린이어깨동무에서 피스레터 연재 기회를 주셨습니다. 선생님이 경험을 영어로 써주시면, 제가 한국어로 번역했습니다. 데이빗 벤바우 선생님은 비무장지대에서 전쟁을 경험했고, 그때 많은 동료분들이 돌아가셨습니다. 이 경험을 어떻게 평화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고민되었습니다. 그런데 서로 대화하다 보니, 이분의 삶을 이해할 수 있었고 함께 평화의 길을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진영과 이념 논리를 넘어서 서로 대화를 통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번 피스레터 연재가 그런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글에서 선생님이 친구들과 동료들을 생각하는 부분을 좋아합니다. 처음에 글을 쓰실 때, 선생님이 한국 친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고 싶다고 이야기하셨고요. 이런 그리움이 선생님이 계속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하는 원동력인 것 같았습니다. 당시에는 미국에서 베트남 전쟁이 큰 이슈였기 때문에, DMZ 이야기에 관심있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이 변호사로 일하면서 비무장지대에서 고엽제 피해를 입은 미군들이 미국 정부에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셨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근무한 퇴역군인이나 남겨진 가족들의 복지를 위해서도 많은 일도 하셨습니다. 20대에 겪은 비무장지대 경험이 인생의 방향을 바꿔놓은 것이죠.
- 어린이어깨동무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한국을 떠나서 살고 있지만, 저도 그렇고 브루더호프공동체에서도 한반도 상황에 관심이 많습니다. 저는 처음에 미국 브루더호프공동체에 살았는데, 그쪽 사람들도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의외로 관심을 많이 갖고 저에게 물어봤습니다. 미국과도 많이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요. 한반도 문제의 역사와 현재 상황, 그리고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어린이들의 삶은 어떤지 저에게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저도 잘 모르니까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남북 어린이 그림교류와 같은 어린이어깨동무의 활동을 알게 되었어요. 평화적인 방법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잠깐 한국에 살았을 때, 어린이어깨동무에 찾아가서 미국인인 아내와 함께 문서 번역과 같은 자원활동도 했습니다. 평양도 함께 방문했고요.
- 어린이어깨동무 회원들에게 나누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해주세요.
지금도 한반도를 둘러싼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방법은 모두 해야 하겠지만, 북녘을 지원하는 것이 실현 가능성도 높고,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어려울 때 도움을 주면 마음이 통할 가능성이 더 크잖아요. 어린이병원과 콩우유공장을 짓고, 만남이 어려울 때는 동아시아 어린이들이 서로 교류하면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 앞으로의 물리적인 긴장과 충돌을 막을 때 큰힘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어린이어깨동무 활동을 계속 응원하고 있고, 다른 분들도 계속 응원해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