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교육아일랜드섬에서 묻고 답하는 평화와 희망

아일랜드섬에서 묻고 답하는 평화와 희망

'2025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한국-북아일랜드 청년 피스빌딩 시냅스‘ 활동보고


지난 7월 12일부터 21일까지 어린이어깨동무는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와 함께 아일랜드섬 청년 연수를 진행했습니다.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이하 연구소)는 분단의 현장에 위치한 천주교의정부교구가 냉전적 갈등이 계속되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연구하고 실천하기 위해 설립한 연구소입니다. 국내 평화운동단체 여러 곳과 협업하고 있는 연구소와 어깨동무가 ‘2025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한국-북아일랜드 청년 피스빌딩 시냅스’라는 이름으로 함께했습니다. 연구소와 어깨동무의 청년회원, 활동가 등 20여명이 아일랜드섬의 평화와 갈등 현장을 둘러보고, 평화운동단체인 코리밀라에서 진행하는 국제 프로그램에 ‘희망 가꾸기 배움의 여정(Nurturing Hope Learning Journey)에도 함께 참여하였습니다.


분쟁의 아픈 과거를 딛고, 어떻게 나아갈까

 

더블린공항에서부터 영어와 아일랜드어가 병기된 표지판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수백년 동안 영국의 식민지 지배 속에서 아일랜드인들은 자신들의 뿌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일제강점기가 떠오릅니다. 아일랜드어 모국어 화자는 얼마 남지 않았지만, 아일랜드어와 영어는 공용어로 공식문서와 표지판 등에서 항상 병기됩니다. 경찰만 영어 ‘Police’ 대신 아일랜드어 ‘Garda’만 사용됩니다. ‘Police’는 ‘순사’라고 생각하니, 갑자기 ‘Garda’라는 말이 친숙해집니다.


북아일랜드에서도 우리에게 공감되는 이야기가 계속됩니다. 분쟁 초기 무력충돌이 심해지자 소극적 평화유지를 위해 만들어진 피스월. 도시 곳곳 장벽으로 인해 시간을 다투는 구급차도 멀리 돌아가야 합니다. 평화협정 이후 높아진 장벽은 분리되어 살아가는 것이 오히려 평화롭다는 서로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도시는 양쪽의 상징으로 가득합니다. 아일랜드계에서 팔렌스타인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팔레스타인기를 벽화에 그려넣을 때, 영국계에서는 이스라엘기와 영국기를 함께 게양합니다. 거리마다 장식된 국기와 벽화, 보도블럭 색깔까지도 이 곳이 누가 살고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희생을 잊지 마라’, ‘우리를 지켜야 한다’며 서로의 정치적 이상을 보여주는 벽화는 17세기 영국 왕 윌리엄 3세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벨파스트에서 숙박한 호텔 엘리베이터에는 호텔 안에서 국기가 그려진 옷이나, 특정 스포츠 팀의 옷을 입지 말라고 적혀 있습니다. 분쟁 이전부터 시작된 서로를 향한 혐오와 두려움은 분리 된 사회에서 끊임없이 재생산됩니다.



하지만 만나고, 이야기하며 함께 살아갈 수 있다

 

그러나 평화운동단체인 코리밀라와 알시티에서 만난 북아일랜드 사람들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일랜드 가톨릭계 출신으로 살던 동네가 공격받았고, 아일랜드계 저항세력의 상징으로 단식투쟁을 이끈 보비 샌즈와 이웃으로 살았던 코리밀라 커뮤니티의 한 구성원은 개신교계인 다른 구성원들과 좋은 친구로 지냅니다. 영국 개신교계와 정치와 역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는, 자기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주변의 도움을 구하지만, 서로를 존중합니다. 북아일랜드 분쟁의 끔찍함을 경험했지만, ‘다른’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함께 이야기합니다.



알시티에서 만난 청년은 아직까지도 지역사회에 서로를 향한 선입견과 두려움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사소하게는 어떤 옷차림을 입는지, 어떤 축구팀을 좋아하는지부터 시작해서, 학교와 가족 안에서 과거의 상처가 계속 전해집니다. 하지만 알시티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친구들과 만나고,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사람들이 이야기했던 것과는 달리 나와 비슷한 친구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북아일랜드 어린이와 청소년 중 7%만 한 교실에서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알시티와 같이 서로가 만나 함께하는 청소년단체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전합니다. 과거와는 다른 삶을 만들어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알시티 청년들의 눈에서 빛납니다.

 

평화와 희망에 대한 ‘나’의 질문과 답


희망가꾸기 배움의 여정(Nurturing Hope Learning Journey)에는 북아일랜드, 아일랜드, 한국, 미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스리랑카, 이라크 등 전 세계 곳곳에서 모인 20대부터 60대 이상까지 80여 명이 함께 모였습니다. 기후위기로 인한 자연재해, 국경지역 이민자의 어려움, 분단과 갈등, 난민, 혐오 등 각자의 고민을 안고 모였습니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희망과 평화에 대한 답을 내려주지는 않습니다. 스스로 답을 찾기 위해서 끊임없이 질문하고, 이야기합니다.

 

지금 평화와 희망에 대해서 ‘나’의 질문이 무엇인지 고민합니다.

“어떻게 하면 제가 일상에서 평화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서로를 악마화하는 내러티브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저의 적을 사랑할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제가 어둠을 밝힐 수 있을까요?”



그리고 각자 어떤 맥락에서 그런 질문이 있는지 이야기를 나눕니다. 북아일랜드 분쟁을 겪으면서 생긴 ‘나’의 질문, 이민자 혐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생기는 ‘나’의 질문. 분단과 갈등을 경험하면서 생긴 ‘나’의 질문. 난민으로 살아가는 ‘나’의 질문. 이야기와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함께 공감하고, 눈물을 흘립니다.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에서 새로운 깨달음과 희망을 얻습니다. 전 세계에서 평화를 만들기 위한 여러 고민들은,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전합니다.

 

우리의 슬픔과 고통은 우리의 것만이 아니야

 

어린이어깨동무에서는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세계 여러 분단 지역과 교류하며, 서로에게서 배우는 트랜스 로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청소년 시기에 온라인으로 북아일랜드 청소년들과 교류했던 어깨동무 참가자가 어느덧 청년이 되어 희망 가꾸기 배움의 여정에서 이제까지의 소감을 밝혔습니다.


“저는 한국 출신입니다. 분단의 현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나라에서요. 저는 휴전, DMZ, 화해 같은 말을 들으며 자랐지만, 오랫동안 그 단어들은 정치적이거나 추상적인 것으로, 제 삶과 멀게 느껴졌습니다.

북아일랜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저는 달라졌습니다. 그들의 갈등과 평화, 침묵과 용기의 이야기는 이상하게도 익숙하게 느껴졌습니다. 한국에서 우리의 아픔이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사실을 알자, 아픔을 조금 가볍게, 더 쉽게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들을 온라인이 아니라 실제로 만난 순간, 뭔가 달라진 것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서로 진심으로 듣기 시작할 때, 역사와 언어를 넘어 서로 치유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북아일랜드 청년 참가자는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와서 북아일랜드 분쟁에 공감하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습니다. 선한 사람들의 공감과 응원 속에서 다시 활동할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코리밀라에서 모두가 가지고 돌아가는 말 한마디가 있습니다. ‘코리밀라는 당신이 떠날 때, 시작된다.’ 용기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공동체는 평화를 만들고, 나누었습니다. 나의 자리로 돌아갔을 때, 나는 어떤 평화와 희망을 꽃피울 수 있을까요? 각자의 자리에서 만드는 이야기를 계속 쓰기로 하며, 아일랜드섬에서의 평화 여정이 끝났습니다.


<어깨동무 청년회원 한마디>

“북아일랜드의 역사와 현재의 갈등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북아일랜드의 역사에서 우리와 닮은 점을 발견했을 때는 놀랐고 어딘가 반가웠으며, 지금껏 쌓아올린 평화의 벽을 올려다보았을 때는 씁쓸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러 나라에서 온 청년들과 서로의 고민과 삶을 나누며, 세계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였습니다. 또한 각자의 고민을 또 다른 시각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뜻깊은 프로그램이었습니다.“


<가톨릭신문 지금 여기 기사 링크>

북아일랜드 분쟁과 평화의 역사에서 배운다

[2025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1 ] 역사 현장 순례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00


"평화 운동 현장을 신학이 어떻게 성찰할 것인가가 중요"

[2025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2] 주드 랄 페르난도 교수 대담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01


"평화는 코리밀라를 나오면서 시작된다"

[2025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3] '희망 가꾸기' 프로그램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03


한반도에서 아일랜드까지, 평화를 향한 세 시선

[2025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4] 이은형 신부, 김지우, 이서현 인터뷰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05


“평화는 만남과 질문, 상상에서 이뤄진다”

[2025 가톨릭한반도평화포럼- 마지막] 김동진 교수 인터뷰

https://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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