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톡스스로 깨닫고 채우는 공부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3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스스로 깨닫고 채우는 공부



최관의(어린이어깨동무 회원, 어깨동무 평화교육 교사모임)


최관의 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39년을 살았다.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이하 글쓰기 연구회) 회원으로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다룬 ‘열다섯, 교실이 아니어도 좋아’를 비롯해 여러 권의 책을 쓴 작가다. 어깨동무 회원이자 평화교육 교사모임의 일원으로 어린이어깨동무와 함께하고 있는 최관의 선생님을 어린이어깨동무 사무실에서 만나 인터뷰했다.


- 39년 동안 교사 생활을 마무리하고 퇴임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최근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감사합니다. 교사, 공무원이 아닌 일반인으로 정체성을 다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변산공동체 윤구병 선생님과 함께하는 공부 모임, 어린이어깨동무 평화교육 교사모임, 평화텃밭 등 결이 비슷한 모임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3월 말에는 아내와 함께 남미로 여행을 떠납니다. 저와 아내의 퇴직을 기념도 하고 생각 정리도 하려고 합니다.

                                                   사진제공: 보리출판사


- 최근에 <아이들은 모험으로 자란다>라는 책을 내셨죠. 소개해 주세요

이 책을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학교는 안전한 곳이 아니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의 행복은 무균실처럼 아무 일도 겪지 않고 울지도 않고 늘 웃는 것이 아닙니다. 새롭고 낯선 세상인 학교에서 어려움을 만나서 극복하고 깨닫고, 새로운 관계를 열어가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는 모험하는 곳이라는 이야기를 책에서 하고 있습니다. 출판사 유튜브를 통해서 여러 이야기도 전할 예정입니다. 학부모님이나 선생님이 책을 많이 읽어주시면 좋겠습니다.


- 선생님이 그동안 만들고 꿈꾸었던 학교는 어떤 곳이었나요?

교사로 있으면서 학교에서 어린이들과 자치활동을 하는 기회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어린이들이 자기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충분히 있지만, 학교에서 그렇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혁신학교에 교사로 있으면서 수학여행이나 어린이날 행사, 졸업식 등 교육과정에서 가능하면 어린이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진행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지막 학교에서는 어린이들이 자신들만의 공연도 만들었습니다. 누군가 가르친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기획하고 추진하고 평가하는 것을 반복하는 공부가 우리 아이들의 삶에서 갈수록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학교라는 공간은 말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화는 생각과 지혜, 경험을 나누면서 어떤 지향점과 철학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어린이와 교직원, 학부모들이 이야기를 나누면서 어떤 것이 나은 교육이고, 더 나은 세상인가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저는 그것이 우리 공동체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거라고 봅니다. 이제는 학교 밖에서 학부모와 교사, 학교가 서로 손잡고 교육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일을 조그만 것부터 하고 싶습니다.


- 학교 안팎에서 아이들과 함께 계속 글을 써온 선생님에게 글쓰기란 무엇인가요?

예전에는 학교에서 글짓기를 할 때, 예쁘게 꾸며서 쓰면 상을 줬습니다. 어른들이 미사여구를 늘어놓으면서 멋있게만 글을 쓰려고 하는 것이 그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들이 글을 스스로 쓰면서 나를 바르게 잡아가는 것이 글쓰기여야 한다는 것이 이오덕 선생님의 생각이었습니다. 좋은 글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요. 이 생각이 저한테 굉장히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글쓰기는 멋있는 글을 쓰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자기 스스로의 삶을 가꾸어 나가는 데 필요한 교육활동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를 다니지 않으면서 겪었던 아픔을 글로 쓰고 책으로 내면서 많이 풀었습니다. 사람들이 매일 불공드리고, 기도하듯이 저도 매일 글을 읽고 쓰면서 저를 갈고닦을 수 있었습니다.


- 어린이어깨동무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제가 글쓰기연구회 활동을 2005년쯤부터 했습니다. 글쓰기연구회, 성미산 활동을 통해 어린이어깨동무가 있던 태복빌딩을 자연스럽게 드나들면서 어린이어깨동무를 알게 되었습니다.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태복빌딩은 어린이어깨동무를 비롯해 글쓰기연구회, 어린이문화연대 등 어린이단체들의 공간이었다.) 아마 함께 활동하는 친구가 회원가입을 권유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교사로 해왔던 활동과 가지고 있던 생각이 어깨동무의 활동과 결이 맞아서 흔쾌히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북아일랜드 평화교육연수에서는 어떤 점이 인상 깊으셨나요?

이번 북아일랜드 평화교육연수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통합학교와 공유학교였습니다. 갑자기 어른들이 학교를 방문해도 학생들이 편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빈부격차, 나이, 국적, 성별에 관계없이 정체성을 존중하고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 생각해와서 그럴 수 있다고 학생들이 이야기했습니다. 우리도 남북문제, 빈부격차, 성별, 나이, 지역 등 이야기를 두려워하고 학교에서 이야기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다른 분쟁지역을 살펴보면서 우리 상황을 좀 더 넓고 깊게 볼 수 있는 눈이 생겼습니다. 북아일랜드는 평화협정 후에도 그 안에서 불씨를 안고 있었습니다. 어떤 정치적인 결정도 중요하지만, 교류로 가까워질 때 어떻게 하는지 내용도 중요했습니다. 우리하고는 다르지만, 다른 분쟁지역을 만나면서 우리의 문제를 풀어갈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국제 정치의 흐름을 파악하고 국제 사회의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물리적 장벽을 넘어 보이지 않는 장벽을 어떻게 넘을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회원들과 나누고 싶은 이야기는?

어깨동무가 시민들과 어린이와 함께하는 교육 활동은 정치적 결정으로는 채울 수 없는 내용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사랑해서 결혼하면, 사실은 거기서 다시 시작하거든요. 지금 남북 교류가 풀려도 휴전선이라는 물리적인 벽, 법률과 행정 등 다른 벽이 남아 있습니다. 그 벽의 틈새를 파고드는 힘이 어깨동무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힘이라고 생각해요. 틈을 파고 드는 것과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갈 길이 멀거든요. 옆에 동료와 친구가 함께 있어야 갈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깨동무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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