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 글은 소식지 144호 '한반도 평화 톺아보기'에 게재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평화를!!! 지금 당장 행동을!!!
정영철(어린이어깨동무 이사, 평화교육센터 소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 북에서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이에 대해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제기하는 남, 그리고 군사분계선에서의 군사 훈련의 실시 예고 등 남북의 갈등이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북의 오물 살포에 대해 ‘역겨운 전술’이라 하면서 한-미-일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하고 있다. 북-러 간에는 두 나라 가운데 한 국가가 침략을 당할 경우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바야흐로, 위기의 시기이다. 멀리 보면 5년 전인 2019년 하노이에서의 북미 간 협상이 실패한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계속 미끄럼틀을 타듯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급기야 지난해 말, 북이 남북을 ‘적대적 교전 국가’의 두 개 국가로 선언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일말의 희망마저 접어버렸다. 이제는 말의 전쟁이 끝나고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형국이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벌어지는 삐라 살포와 오물 투척은 시작에 불과하다. 곧이어 닥칠 한미 공동 군사 훈련이나 우리 군이 공언한 대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 훈련이 벌어진다면, 북도 이에 대해 군사적인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 분명해졌다. 아슬아슬하게 지켜지고 있던 정전협정 상의 군사분계선마저도 무력화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의 위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접경지 주민들일 것이다. 지난 1월 서해5도, 파주, 철원 등의 접경지 주민들은 남에서 보내는 삐라살포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서해5도의 연평도 주민들은 지난 1월 북의 포사격 훈련, 우리 합참의 사격 훈련의 시기에 긴급 대피명령을 받으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의 오물 풍선이 한반도 상공을 날아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군사분계선의 하늘이 뚫렸고, 남북의 적대적 행동이 강화된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북은 남의 삐라살포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의 폭파도 그 직접적인 명분은 남의 삐라살포였고, 과거 군사분계선 상에서 북의 총격 역시 삐라살포에 대한 강경한 대응의 일환이었다. 이제 남북이 경쟁적으로 삐라와 오물을 살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강 대 강’의 대응은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아무런 대화도 없이 지속되는 남북의 갈등은 자칫 통제되지 않는 ‘복수의 악순환’을 불러오기 쉽다. 그럴 때마다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건 군인들이고,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며, 나아가 전 국민이 되고 만다. 이미 우리는 한국전쟁으로부터, 그리고 지금 당장에는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부터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였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이 다시금 대화와 협상을 통해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야 함은 이 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라 할 것이다. 그럴싸한 평화의 이론이나 주장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에게 닥친 전쟁의 위협을 걷어내고 ‘현실의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지금 당장의 평화가 우리에게는 ‘생존이자 발전’인 것이다.
남북 적대적 대치의 가장 예민한 공간인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포병사격 훈련과 K-9 사격 훈련이 재개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미 공동 군사 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최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의 군사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뢰 매설과 장벽 건설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언제든 다시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9.19 군사합의’를 전면 무효화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맞서, 연평도 주민들은 해상 사격 훈련과 군사행동을 멈추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남과 북이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리고 남과 북이 지금 당장 서해5도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달라고 호소하였다.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시민사회가 평화를 위한 연대를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행동을 강화해야 한다. 남과 북의 적대적 갈등과 충돌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은 스스로의 생존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남과 북이 모두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불안한 평화만이라도 부서지지 않도록 당장 행동해야 한다. 평화는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쟁취되는 것이며, 평화를 지키는 것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정부가 평화를 포기하고 있다면, 시민사회가 나서서 평화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장 평화를 위한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행동으로 평화에 대한 의지와 지향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평화를 위한 연대와 행동을!!!
* 이 글은 소식지 144호 '한반도 평화 톺아보기'에 게재되었습니다.
지금 당장 평화를!!! 지금 당장 행동을!!!
정영철(어린이어깨동무 이사, 평화교육센터 소장)
상황이 심상치 않다. 북에서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이에 대해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정지하고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제기하는 남, 그리고 군사분계선에서의 군사 훈련의 실시 예고 등 남북의 갈등이 점점 더 위기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미국은 북의 오물 살포에 대해 ‘역겨운 전술’이라 하면서 한-미-일간의 협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하고 있다. 북-러 간에는 두 나라 가운데 한 국가가 침략을 당할 경우 상호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을 체결했다.
바야흐로, 위기의 시기이다. 멀리 보면 5년 전인 2019년 하노이에서의 북미 간 협상이 실패한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계속 미끄럼틀을 타듯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급기야 지난해 말, 북이 남북을 ‘적대적 교전 국가’의 두 개 국가로 선언하면서 남북관계에 대한 일말의 희망마저 접어버렸다. 이제는 말의 전쟁이 끝나고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형국이다.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벌어지는 삐라 살포와 오물 투척은 시작에 불과하다. 곧이어 닥칠 한미 공동 군사 훈련이나 우리 군이 공언한 대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군사 훈련이 벌어진다면, 북도 이에 대해 군사적인 행동으로 대응할 것이 분명해졌다. 아슬아슬하게 지켜지고 있던 정전협정 상의 군사분계선마저도 무력화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생존의 위기를 직접 체험하고 있는 당사자는 다름 아닌 접경지 주민들일 것이다. 지난 1월 서해5도, 파주, 철원 등의 접경지 주민들은 남에서 보내는 삐라살포를 중단해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특히, 서해5도의 연평도 주민들은 지난 1월 북의 포사격 훈련, 우리 합참의 사격 훈련의 시기에 긴급 대피명령을 받으면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고 증언하고 있다. 비단, 이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의 오물 풍선이 한반도 상공을 날아 전국 각지에서 발견되고 있고, 일부에서는 직접적인 피해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군사분계선의 하늘이 뚫렸고, 남북의 적대적 행동이 강화된다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사적으로 북은 남의 삐라살포에 대해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의 폭파도 그 직접적인 명분은 남의 삐라살포였고, 과거 군사분계선 상에서 북의 총격 역시 삐라살포에 대한 강경한 대응의 일환이었다. 이제 남북이 경쟁적으로 삐라와 오물을 살포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강 대 강’의 대응은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 되어 버렸다.
아무런 대화도 없이 지속되는 남북의 갈등은 자칫 통제되지 않는 ‘복수의 악순환’을 불러오기 쉽다. 그럴 때마다 피해를 감내해야 하는 건 군인들이고, 자식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이며, 나아가 전 국민이 되고 만다. 이미 우리는 한국전쟁으로부터, 그리고 지금 당장에는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부터 전쟁의 참혹함을 경험하였고, 지금도 하고 있다. 하루빨리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남북이 다시금 대화와 협상을 통해 화해와 협력의 길을 걸어야 함은 이 땅의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바람이라 할 것이다. 그럴싸한 평화의 이론이나 주장이 아니라 지금 당장 우리에게 닥친 전쟁의 위협을 걷어내고 ‘현실의 평화’를 지켜내야 한다. 지금 당장의 평화가 우리에게는 ‘생존이자 발전’인 것이다.
남북 적대적 대치의 가장 예민한 공간인 군사분계선과 서북도서 일대에서 포병사격 훈련과 K-9 사격 훈련이 재개될 예정이다. 여기에 한미 공동 군사 훈련도 예정되어 있다. 최근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북의 군사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지뢰 매설과 장벽 건설 등과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언제든 다시 또 다른 갈등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이 되었다. ‘9.19 군사합의’를 전면 무효화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에 맞서, 연평도 주민들은 해상 사격 훈련과 군사행동을 멈추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남과 북이 상호 적대행위를 중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그리고 남과 북이 지금 당장 서해5도의 평화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해달라고 호소하였다.
정부가 하지 못한다면, 시민사회가 평화를 위한 연대를 강화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공동행동을 강화해야 한다. 남과 북의 적대적 갈등과 충돌을 그대로 보고 있는 것은 스스로의 생존권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남과 북이 모두 생존을 위해서라도 지금의 불안한 평화만이라도 부서지지 않도록 당장 행동해야 한다. 평화는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통해 쟁취되는 것이며, 평화를 지키는 것 역시 수많은 사람들의 땀과 노력으로 가능한 것이다. 정부가 평화를 포기하고 있다면, 시민사회가 나서서 평화를 지켜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 당장 평화를 위한 연대를 더욱 강화하고, 행동으로 평화에 대한 의지와 지향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금 당장 평화를 위한 연대와 행동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