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지원/협력희망을 품은 기억, 공감, 연대의 힘

* 이 글은 소식지 143호 '한반도 평화 톺아보기'에 게재되었습니다.


희망을 품은 기억, 공감, 연대의 힘

최혜경(어린이어깨동무 사무총장)

 

# 2023년 10월 21일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접촉을 승인해주지 않고 있다. 북측 우리 파트너와의 연락뿐만 아니라 우리 일을 도와주는 조선족과의 연락도 승인하지 않는다. 교류 협력을 활성화하려고 만든 남북교류협력법이 남북관계에 따라 때로는 유연성을 발휘하기도, 때로는 교류 협력을 막는 수단으로 악용되기도 한다. 일관성 없는 이런 정책 운용에 저항하고, 바꾸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분노와 저항은 마음일 뿐 나의 행동은 왜 이리 조심스러울까?

 

# 2023년 12월 마지막 날

연말이라서 그런가? 요 며칠 ‘요즘 우리 사회에는 북녘 아이들은 괜찮은지, 어떻게 지내는지 묻는 사람들이 한 명도 없어요’라고 개탄하시던 고 권근술 이사장님의 말씀이 계속 맴돈다. 지난 몇 년 동안 어깨동무는 ‘남측의 인도지원은 받지 않는다’는 ‘공식 입장’과 그러나 ‘인도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라는 ‘현실’과의 간극에서 지원가능한 방법을 찾기 위해 애썼다. 다행히 해마다 우리 마음을 전할 수는 있었지만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 누군가는 나에게 “안되는 걸 되게 하려고 왜 그리 애써~ 이제 그만하고 될 때를 기다려”라 고 말하기도 했다. 올해의 최혜경은 권이사장님의 말씀에 뭐라고 답변할 수 있을까?

 

# 2024년 1월 10일

북이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로, 남측을 전쟁 중에 있는 교전국으로 규정했다. 남북관계 개선은 좀 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평화’는 보편적이고, 모두가 동의하는 가치라 생각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우리가 말하는 평화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야만 하는, 평화도 ‘구분 짓기’의 대상이 되고 말았다. 남과 북 모두가 어깨동무가 앞으로 평화운동을 어떻게 펼칠 것인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이 메모는 작년 말, 올해 초 제가 쓴 일기입니다. 이때 저는 정리되지 않은 질문을 던지면서 하루하루를 보낸 것 같습니다. 때로는 어린이어깨동무(이하 어깨동무)의 30년이 부정당하는 것 같아 분노가 치밀기도 했고, 무언가를 해야겠는데 손발이 묶여있는 것 같은 답답함이 들기도 했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새로운’ 그 무언가를 만들어내지 못한다는 자괴감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기억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든 희망을 기억하고, 기억에 공감하고 함께 하는 사람들과 연대하는 것이 평 화의 길잡이라는 것을. 우리가 이루려는 것,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지치지 않고 해나가는 것 이 중요하다는 것을.

 

어깨동무는 남북 모두가 행복한 통합과 공존이 무엇인지 함께 이야기 나누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해왔습니다. 회원, 시민들과 ‘과정으로서의 평화’를 실천하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상황이 달라진다고 목표가 달라 지진 않습니다. 가는 길이 조금 돌아간다고 주저앉지 않겠습니다. 2024년에도 이 노력을 이어가겠습니다.

 

드로잉 호프(Drawing Hope), 글로벌 청년 캠프와 같은 국제 협력사업을 통해 국제사회에 한반도 상황을 적극적으로 알리겠습니다. 국제 연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것에 문제제기 하고, 평화의 가치를 지켜나가겠습니다. 우리 사회가 북을 적대화하면서 얼마나 피폐해지고 있는지 나누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평화공존의 방법을 함께 만드는 참여형 평화교육을 펼치겠습니다. 분단의 피해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피스로드, 평화여행 등 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겠습니다.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남북이 함께 잘 살 수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북측의 입장과 우리에게도 도움이 되는 남북협력이어야 한다는 남측의 인식 변화를 모두 반영할 수 있는 교류 협력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어깨동무는 남북이 맞닿아있기 때문에 서로에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기후위기와 전염병 등을 공동 대응하는 대북인도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남북이 당면한 공동문제에 함께 대응하는 출입문으로 입장해서, 그 안에서 다양한 협력의 경험을 나눈 후 평화공존이라는 희망의 출구로 나오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요즘처럼 교류 협력의 경험을 간접적으로도 접할 수 없는 상황일수록, 분단의 시간이 오래 지 날수록, 경제적으로 어려워질수록 높아질수록 남북 통합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남북한 어린이들이 건강하게 어깨동무할 수 있는 날을 준비한다는 같은 꿈을 꾸고, 이를 위해 어깨동무가 일궈왔던 역사와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우리의 엄청난 힘이라고 자부합니다. 2024년에도 어깨동무는 회원들과 함께 꿈꾸고 만들어 왔던 희망을 기억하고, 공감과 연대로 새로운 길을 일궈 나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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