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80년, 종로에서 만나는 저항의 역사
공동체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2025년 봄, 어김없이 ‘우리 곁의 분단을 만나다, 피스로드’가 시즌6으로 돌아왔습니다. 올해의 피스로드는 주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선 시민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현재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보는 여정으로 구성했습니다.
2025년 봄, 대한민국의 이목이 집중된 안국역
올해의 피스로드는 3월 29일 종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는 역사의 중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 만큼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 중 이번에는 ‘광복 80년, 종로에서 만나는 저항의 역사’를 테마로 정영철 선생님과 길을 떠났습니다. 그 시작은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첫 번째 목적지는 ‘평화의 소녀상’.
철장에 둘러싸인 ‘평화의 소녀상’, 역사를 응시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염원하기 위해 세워진 첫 번째 ‘평화의 소녀상(평화비)’은 1992년부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자, 일본대사관을 마주보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손을 움켜쥐고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은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을 넘어 이제는 전시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훼방으로 소녀상이 철거되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첫 번째 소녀상' 또한 극우 단체들이 훼손을 시도하거나, 그 앞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수요시위 참가자들에게 욕설, 성희롱을 하고 있어 현재는 철장에 둘러싸여 보호 아닌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소녀상 앞에서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방 시기와 닮아있는 2025년의 대한민국
다음으로 우리는 1919년 일제의 한반도 강점에 대하여 저항권을 행사한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이자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인 3.1운동 때,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태화관 터를 거쳐, 만세 시위 운동의 거점인 탑골공원으로 향했습니다. 3.1운동 이야기를 하며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1945년 해방시기와 참으로 닮아있는 2025년의 대한민국을 마주했습니다. 12.3 내란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종로 한복판에서 아슬아슬하게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좌우의 대립이 격하게 나타났던 해방시기와 함께 민주주의와 평화적 지향을 담고 있던 3.1운동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 보았습니다.
1894년 우금치와 2024년 남태령을 생각하다
탑골공원으로 가기 전, 우리는 종각역에 위치한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을 보며 1894년 우금치와 2024년 남태령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농민의 생존권과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은 농민들의 행렬이 1894년 우금치는 넘지 못했으나, 2024년 남태령을 넘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정영철 선생님은 “연대의 힘”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2024년 12월의 남태령에는 농민들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가 있었기 때문에 함께 그 고개를 넘어 서울로 올 수 있었고, 우리가 민주주의를 바라고 있음을 외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걸고 의지하며 함께 가는 “어깨동무”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새겼습니다.
종로경찰서에 폭탄 투척한 김상옥 의사의 순국지, 공터로 방치
전봉준 장군 동상의 대각선 방향에는 '종로경찰서 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1923년 1월 12일 김상옥 의사가 폭탄을 투척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아주 작은 표식만이 이곳에 그러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탑골공원을 지나 김상옥 의사가 순국한 곳으로 가기 위해 ‘김상옥로’를 따라 효제동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드디어 효제동 ‘31-1’ 순국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버스정류장 표지판에서만 이곳이 김상옥 의사 순국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쓰레기가 나뒹구는 공터 어디에도 제대로된 설명글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상옥 의사의 순국 당시 이야기는 마치 전설처럼 전해져, 일본경찰 1000명과 총격적을 벌인 ‘경성 피스톨’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그의 순국지는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걸음을 더 옮겨 마로니에공원에 가면 동상을 만날 수 있지만, 방치된 순국지를 보며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항의 역사를 쓴 시민들
앞에서 이야기한 장소로 이동하면서 우리는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투신한 김의기열사의 이야기, 민주화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연동교회 사람들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또한 혜화로터리에 있는 동성고등학교 앞에서 4.19 혁명의 주축이 되었던 동성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 근현대사에서 저항의 역사를 써온 종교와 학생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한조국주권수호일념비 & 여운형 서거지
여정의 마지막은 혜화로터리에서 진행했습니다. 우선 동성고등학교 앞에 세워진 ‘대한조국주권수호일념비’부터 찾았습니다. 이 비는 ‘학도특별지원병’(학병)이라는 이름으로 일본군에 동원된 우리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칠 것을 강요당했던 일제강점기의 참담한 역사를 기억하고자 세워진 것으로, 학병으로 끌려간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길을 건너 혜화동 우체국 앞으로 가면, ‘몽양 여운형 선생 서거지’라는 작은 표지석이 있습니다. 이곳 또한 버스정류장 이름은 ‘여운형 활동터’이지만, 작은 표지석 외에는 별다른 설명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과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우는데 헌신한 여운형 선생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연대와 실천, 기록과 기억
2025년 첫 번째 피스로드에서는 광복 80년이자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중요한 기로에서, 시민들의 저항의 역사를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용기있는 시민들의 저항으로 지켜져 온 우리들의 삶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깨어있으려는 노력과 실천,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습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시민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전하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더욱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피스로드는 영등포에서 진행됩니다. 피스로드 2강의 주제는 <영등포에서 만나는 쿠데타 & 다시 만난 세계>입니다. 5.16 쿠데타와 그로 인한 빛과 그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12.3 내란을 막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피스로드 2강도 기대해주세요.
광복 80년, 종로에서 만나는 저항의 역사
공동체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민들의 노력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하게 되는 2025년 봄, 어김없이 ‘우리 곁의 분단을 만나다, 피스로드’가 시즌6으로 돌아왔습니다. 올해의 피스로드는 주권과 민주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나선 시민들의 발자취를 돌아보며, 현재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해보는 여정으로 구성했습니다.
2025년 봄, 대한민국의 이목이 집중된 안국역
올해의 피스로드는 3월 29일 종로에서 시작했습니다. 수도 서울의 한복판인 종로는 역사의 중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는 만큼 다양한 역사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수많은 이야기 중 이번에는 ‘광복 80년, 종로에서 만나는 저항의 역사’를 테마로 정영철 선생님과 길을 떠났습니다. 그 시작은 전 국민의 눈과 귀가 집중된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첫 번째 목적지는 ‘평화의 소녀상’.
철장에 둘러싸인 ‘평화의 소녀상’, 역사를 응시하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회복을 염원하기 위해 세워진 첫 번째 ‘평화의 소녀상(평화비)’은 1992년부터 수요시위가 진행되고 있는 곳이자, 일본대사관을 마주보는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짧은 단발머리를 한 소녀가 손을 움켜쥐고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하 소녀상)’은 우리나라 위안부 할머니들의 상징을 넘어 이제는 전시 성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평화운동의 상징이 되어 전 세계 곳곳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훼방으로 소녀상이 철거되는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첫 번째 소녀상' 또한 극우 단체들이 훼손을 시도하거나, 그 앞에서 위안부 할머니들과 수요시위 참가자들에게 욕설, 성희롱을 하고 있어 현재는 철장에 둘러싸여 보호 아닌 보호를 받고 있었습니다. 소녀상 앞에서 우리는 역사를 '기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일인지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해방 시기와 닮아있는 2025년의 대한민국
다음으로 우리는 1919년 일제의 한반도 강점에 대하여 저항권을 행사한 비폭력 시민 불복종 운동이자 최대 규모의 독립운동인 3.1운동 때, 독립선언서가 낭독된 태화관 터를 거쳐, 만세 시위 운동의 거점인 탑골공원으로 향했습니다. 3.1운동 이야기를 하며 이동하는 동안, 우리는 1945년 해방시기와 참으로 닮아있는 2025년의 대한민국을 마주했습니다. 12.3 내란에 대한 서로 다른 생각이 종로 한복판에서 아슬아슬하게 마주하는 모습을 보며, 좌우의 대립이 격하게 나타났던 해방시기와 함께 민주주의와 평화적 지향을 담고 있던 3.1운동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려 보았습니다.
1894년 우금치와 2024년 남태령을 생각하다
탑골공원으로 가기 전, 우리는 종각역에 위치한 녹두장군 전봉준 동상을 보며 1894년 우금치와 2024년 남태령에 대해서도 함께 생각해 보았습니다. 농민의 생존권과 공동체의 미래에 대한 바람을 담은 농민들의 행렬이 1894년 우금치는 넘지 못했으나, 2024년 남태령을 넘을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정영철 선생님은 “연대의 힘”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했습니다. 2024년 12월의 남태령에는 농민들만이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의 연대가 있었기 때문에 함께 그 고개를 넘어 서울로 올 수 있었고, 우리가 민주주의를 바라고 있음을 외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우리는 서로의 어깨를 걸고 의지하며 함께 가는 “어깨동무”의 힘에 대해 다시 한번 새겼습니다.
종로경찰서에 폭탄 투척한 김상옥 의사의 순국지, 공터로 방치
전봉준 장군 동상의 대각선 방향에는 '종로경찰서 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은 1923년 1월 12일 김상옥 의사가 폭탄을 투척했던 곳입니다. 지금은 아주 작은 표식만이 이곳에 그러한 역사가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탑골공원을 지나 김상옥 의사가 순국한 곳으로 가기 위해 ‘김상옥로’를 따라 효제동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드디어 효제동 ‘31-1’ 순국지에 도착했습니다. 그러나 버스정류장 표지판에서만 이곳이 김상옥 의사 순국지라는 것을 알 수 있을 뿐, 쓰레기가 나뒹구는 공터 어디에도 제대로된 설명글 하나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상옥 의사의 순국 당시 이야기는 마치 전설처럼 전해져, 일본경찰 1000명과 총격적을 벌인 ‘경성 피스톨’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그의 순국지는 폐허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걸음을 더 옮겨 마로니에공원에 가면 동상을 만날 수 있지만, 방치된 순국지를 보며 역사를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항의 역사를 쓴 시민들
앞에서 이야기한 장소로 이동하면서 우리는 5.18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한국기독교회관에서 투신한 김의기열사의 이야기, 민주화 운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연동교회 사람들에 대해서도 함께 나누었습니다. 또한 혜화로터리에 있는 동성고등학교 앞에서 4.19 혁명의 주축이 되었던 동성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하며 우리 근현대사에서 저항의 역사를 써온 종교와 학생들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대한조국주권수호일념비 & 여운형 서거지
여정의 마지막은 혜화로터리에서 진행했습니다. 우선 동성고등학교 앞에 세워진 ‘대한조국주권수호일념비’부터 찾았습니다. 이 비는 ‘학도특별지원병’(학병)이라는 이름으로 일본군에 동원된 우리 젊은이들이 목숨을 바칠 것을 강요당했던 일제강점기의 참담한 역사를 기억하고자 세워진 것으로, 학병으로 끌려간 이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길을 건너 혜화동 우체국 앞으로 가면, ‘몽양 여운형 선생 서거지’라는 작은 표지석이 있습니다. 이곳 또한 버스정류장 이름은 ‘여운형 활동터’이지만, 작은 표지석 외에는 별다른 설명이 되어있지 않았습니다. 독립운동과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기틀을 세우는데 헌신한 여운형 선생과 관련한 자세한 설명이 아쉬운 순간이었습니다.
연대와 실천, 기록과 기억
2025년 첫 번째 피스로드에서는 광복 80년이자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중요한 기로에서, 시민들의 저항의 역사를 따라 걸어보았습니다. 용기있는 시민들의 저항으로 지켜져 온 우리들의 삶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깨어있으려는 노력과 실천, 연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보았습니다. 이와 함께 이러한 시민들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전하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더욱 잘 '기억'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 피스로드는 영등포에서 진행됩니다. 피스로드 2강의 주제는 <영등포에서 만나는 쿠데타 & 다시 만난 세계>입니다. 5.16 쿠데타와 그로 인한 빛과 그늘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12.3 내란을 막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만나볼 피스로드 2강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