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동무톡재일동포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힘


* 이 인터뷰는 소식지 142호 '만나야 평화'에 게재되었습니다.



재일동포들과 만나고 교류하는 힘




김명준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사무총장)

김지형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 사무국장)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사람들 몽당연필’은 재일동포를 응원하고, 한국사회에서 재일조선학교를 알리는 다양한 활동을 하는 시민단체이다. (이하 몽당연필) 어린이어깨동무가 오랫동안 연대해온 몽당연필의 김명준, 김지형 활동가를 서교동 몽당연필 사무실에서 만났다.



- 안녕하세요. 2023년을 마무리하느라 몽당연필 사무국도 바쁠 것 같아요. 최근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김명준: 안녕하세요. 어린이어깨동무도 올 한 해 바쁘게 보냈을 것 같습니다. 몽당연필은 코 로나19 이후 4년 만에 일본에서 ‘소풍 in 홋카이도’를 진행하고 동포교류를 재개했습니다. 동포들과 교류하고 소풍 콘서트를 진행했습니다.

김지형: 지난 12월 초에는 후원주점을 진행했습니다. 역시 4년 만이에요. 오랜만에 회원들과 만나고, 함께 힘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연말이라 활동을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 최근 재일조선학교의 근황과 몽당연필 활동이 궁금합니다.

김명준: 지금 일본 사회에서는 법이나 제도적으로 재일동포에 대한 차별을 정당한 것처럼 만들고 있습니다. 고교무상화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줄어드는 학생 수도 문제입니다. 한국처럼 일본도 저출생이 심각한 문제이죠. 학생 수가 적은 조선학교는 더 큰 타격을 받습니다. 한 학년에 학급이 아예 없는 경우도 많아졌습니다. 교원 월급 등 학교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경비도 충당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자체 재정을 마련하기 위한 사업을 필사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연대하는 방안을 여러 가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지형: 악화되는 남북관계, 줄어드는 학생 수가 악영향을 미쳐 학교 존립 자체가 어렵습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조선학교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고, 연대가 더 필요합니다. 일본에 있는 조선학교와 물리적 거리가 있다 보니 책과 영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선학교와의 연결고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최근에 ‘조선인학교의 일본인 교사 1950-1955’이라는 책도 출간했습니다. 10월에는 서울에서 거리캠페인도 했었는데요.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함께 전시와 공연도 준비하며 재일동포와 연대하는 장을 만들었습니다. (몽당연필의 새로운 책은 소식지표지 뒷면 도서광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김명준 감독님은 홋카이도조선학교를 다룬 영화 ‘우리학교’를 만들었고, 이후 동일본대지진 때 몽당연필 활동을 시작하셨죠?

김명준: 2007년 영화 ‘우리학교’ 개봉 후에 저는 영화현장에서 촬영감독으로 계속 활동했습니다. 그런데 2011년 3월 11일에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습니다. 에다가와조선학교, 우토로 마을 등으로 재일동포들과 인연을 맺은 수많은 시민들이 동포들은 무사한지 걱정했었죠. 저도 뭐라고 하려고 대학 선배이자 ‘우리학교’ 영화도 많이 도와준 권해효 배우에게 연락했습니다. 재일동포와 인연이 있는 다른 단체들도 모여 며칠 만에 지진피해 재일동포를 돕기 위한 첫 회의가 3월 20일 열렸습니다. 1년 동안 콘서트 등을 하면서 지진피해 모금을 하고 한국사회에 조선학교를 알리기로 했죠. 그리고 배우 권해효, 가수 안치환과 이지상이 공동대표를 하고, 제가 집행위원장으로 실무를 맡기로 했습니다. 1년 동안 여러 콘서트를 하며 2억 7천여만원을 모금했고, 그 금액을 지진피해 지역 학교 4곳에 전달했습니다. 마지막 공연으로 일본 고교무상화 연락회와 연대하면서 2012년 6월 도쿄에서 소풍콘서트를 했죠. 그런데 공연을 본 동포들과 함께했던 한국 시민과 단체들이 모두 활동을 계속하면 좋겠다 해서 단체를 설립하고 지금까지 활동하게 되었죠.

몽당연필은 회원들의 참여가 활발해서 회원이 직접 행사나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 원동력은 조선학교에 직접 방문하고 교류하는 것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선학교 동포들은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거든요. 동포들을 만나고 나면 한국 사회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열정이 생깁니다. 그래서 몽당연필은 소풍 콘서트, 청년교류 등 동포들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 어깨동무와의 인연이 궁금합니다.

김지형: 저는 어깨동무 청소년 프로그램인 ‘평화이음이’ 출신입니다. 학교에 탈북민이 많아 어렸을 때부터 북녘이 궁금했어요. 그런데 초등학생 때는 통일교육을 받고, 중고등학생 때는 정권이 바뀌면서 안보교육을 받으면서 많이 혼란스웠습니다. 대학교 입시 준비로 청소년 활동을 찾던 중에 ‘평화이음이’ 활동을 만났습니다. 어른들이 왜 북녘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지 않는지 등 궁금했던 점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충남 아산에서 서울까지 다닐 정도로 열심히 했어요. 대학생 때도 자원활동가로 참여하고, 시민단체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재일동포에 대해서도 어깨동무에서 처음 알았어요. 함께 본 영화에서 일본에 우리처럼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원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어깨동무 소개로 재일동포와 교류하고, 몽당연필 활동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생 때 몽당연필 거리행동에 처음 참여했고, 계속 활동하다 보니 몽당연필 활동가까지 되었네요.


- 한국과 일본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기억에 남는 활동이 있나요?

김명준: 한번은 신입활동가와 오사카 인근 소도시의 조선학교를 방문했습니다. 어떤 젊은 선생님이 저를 보고 너무 반가워하며, 사진을 하나 보여줬어요. 2014년 히로시마 소풍 콘서트 사진이었어요. 당시 학생으로 일본 대학 진학과 유학 등 진로고민이 있었는데, 그때 소풍 콘서트에 출연하고 교류하며 받은 응원에서 힘을 얻어 조선대학교에 진학해서 교원이 되었다고 했어요. 우리 몽당연필 활동이 동포들이 민족교육에 발을 디딜 때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10년이 넘으니 결실을 눈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김지형: 개인적으로는 재일동포양심수동우회 선생님들을 만났던 것이 기억에 남아요. 일본 사회에서 나고 자라며 조국을 경험하기 위해 왔는데 청춘을 옥살이로 바쳤어요. 그럼에도 절망하지 않고 지금도 한국 사회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활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어른이 되고 싶었어요.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저에게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끼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지금 많은 단체들이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어린이어깨동무는 대북협력사업을 하는 민간단체 차원에서 반대 의견을 내오고 있습니다. 재일동포와 함께하는 몽당연필 입장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나요?

김명준: 남북교류협력법에서는 ‘북한의 노선에 따라 활동하는 국외단체의 구성원’을 북한주민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선학교를 갈 때 북한주민접촉신고를 하면 최근에는 통일부에서 사전신고와 사후신고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올해 동포교류는 조선학교를 방문하지 않기로 회원들에게 공지했습니다. 그런데도 통일부에서는 동포교류에서 사전신고를 하지 않는다며 연락이 왔어요. 일본군성노예와 재일동포를 연구하는 연구자들이 인터뷰를 위해 한 접촉신고도 거부하고 있죠. 저희가 4-5년 전에 한 청년행사, 재일동포영화의 제작자, 스태프에게도 신고를 하지 않았다며, 접촉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연락이 왔습니다. 몽당연필의 핵심사업 중 하나가 동포교류인데, 참가자들이 어려움을 느끼고 활동이 위축될 수 밖에 없죠.

김지형: 어디까지 북한주민접촉신고 대상인지 규정하기가 어렵습니다. 조선학교에서 학생을 만나면 학생의 국적에 상관없이 신고해야 하는지, 학교 밖에서 학부모를 만나는 것은 괜찮은지, SNS에서 동포들이 게시물에 댓글을 달아주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이 어렵습니다. 저희가 행사를 준비하면서, 통일부에 문의했을 때 명확한 기준이 없었어요. 이는 재일동포사회에 대한 부족한 이해로 동포들에게 꼬리표를 붙이는 것입니다. 남북교류가 활발할 때는 재일동포와의 교류가 보장되었습니다. 지금은 통일부에서 오히려 동포교류를 방해하고 압박하고 있습니다. 2023년 9월 접촉 경위서 요청 공문을 받은 단체와 개인이 19곳입니다. 전국에서 조선학교와 함께하는 단체들과 공동 대응을 준비중입니다.

(이 인터뷰 후, 관련 내용이 언론에 보도되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몽당연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최근에 정치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한국 시민 사회단체가 어렵습니다. 앞으로 활동가로서 또는 몽당연필의 활동에서 계획이나 바람이 있을까요?

김명준: 코로나19 이후에 이제야 회원들과 동포들을 만나고 있는데, 지금은 이성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많습니다. 12월 초에 한 후원주점이 2023 몽당연필 시국돌파 후원주점 "몽당 쫄지말고, 몽땅 모여라!"였어요. 쫄지말고 새로운 생각을 많이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공동대응과 국제연대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일본 시민사회의 힘만으로는 조선학교 차별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국제 관계가 변화하거나, 국제사회로부터 압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미주, 유럽, 호주에서도 조선학교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과 함께 내년에는 국제적으로 연대하며 활동하고자 합니다.


- 어린이어깨동무에게, 또는 어린이어깨동무 회원들에게 혹시 나누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신가요?

김명준: 지면으로 어깨동무에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어깨동무는 동일본대지진 때부터 몽당연필과 연대하고 꾸준히 함께했습니다. 저도 이제 20년 넘게 일본과 한국에서 활동을 해오면서, 어깨동무가 선구자라고 생각했어요. 2002년 조선학교 어린이들을 처음 한국에 초청했고, 제가 그 장면을 카메라에 담기도 했어요. 그리고 제가 만난 한국과 일본의 많은 분들이 어깨동무 청년활동가(열음이)나 동아시아공동워크샵 출신이었어요. 변하지 않고 꾸준히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죠. 어린이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어린이어깨동무라는 선배가 있어 든든합니다. 선배 단체로 몽당연필을 믿어주고 응원해주고, 재일조선학교와 연대하는 것에 항상 감사드립니다. 몽당연필 활동과 재일동포에 대해서 더 알고 싶으신 어깨동무 회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몽당연필로 연락해주시길 바랍니다.  

김지형: 세상을 바꾸기 위해 밖에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에서 관계를 맺고 교육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아요. 어린이어깨동무는 몽당연필에게 롤모델이죠. 저희도 청소년 활동을 꾸준히 하고 싶었는데,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어깨동무의 힘은 뭘까 생각이 들었어요. 앞으로도 어깨동무 회원 여러분이 어깨동무와 몽당연필과 함께해주시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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