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자료 <뉴스앤조이> "남북 교류가 평화로 나아가는 지름길"

"남북 교류가 평화로 나아가는 지름길"

북아일랜드 유혈 분쟁 막은 공동체 '코리밀라' 

 

[뉴스앤조이-박요셉 기자] 영국연방 소속 북아일랜드는, 1922년 아일랜드와 분단된 이후 종교 때문에 유혈 분쟁을 겪었다. 당시 북아일랜드 전체 국민 2/3가 개신교인이었고, 1/3은 천주교인이었다.

 

사회에서 기득권을 차지하고 있던 개신교인은, 천주교인이 사회에서 주류가 되지 못하도록 차별 정책을 펼쳤다. 이에 몇몇 천주교인은 무장투쟁을 벌였다. 197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후반까지 영국 왕족을 포함해 정부 요인을 암살하고 테러를 일으켜 온 무장 단체 IRA(Provisional Irish Republican Army, 아일랜드공화국군)가 대표적인 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심한 분쟁 지역 중 하나로 꼽히던 북아일랜드. 이제 더 이상 총성이나 폭음은 들리지 않는다. 대표적인 무장 단체 IRA가 1998년 북아일랜드 자치 정부 및 영국연방 정부와 '굿 프라이데이 협정(평화협정)'을 체결하고, 이어 2005년에 "총 대신 투표로 싸우겠다"며 무장투쟁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 협상 뒤에는 '코리밀라(Corrymeela)'라는 평화 공동체가 숨어 있었다. 개신교를 기반으로 평화운동을 하고 있는 코리밀라는 1994년부터 각 무장 단체와 정부 간 갈등을 중재해 왔다. 계속해서 비공식적인 자리를 마련해 대화를 주선한 결과, 무장 단체와 정부는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었다.

 

40년 가까이 평화운동을 펼친 콜린 크레이그(Colin Craig) 전 코리밀라 대표는, 북아일랜드에서 폭력의 악순환에 지친 이들이 늘어나면서 결국 관계 단체들이 폭력을 멈추는 데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11월 15일 어린이어깨동무가 주관한 국제 심포지엄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한 콜린 크레이그를 서울시 마포구 창비 서교빌딩에서 만났다. 콜린은 코리밀라가 어떤 가치를 중점으로 평화운동을 펼쳤는지 소개하며, 화해의 시작은 만남과 접촉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코리밀라 전 대표 콜린 크레이그. 코리밀라는 북아일랜드 유혈 분쟁을 막은 평화 공동체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열린 공동체 코리밀라

천주교·개신교 갈등 해결 위해

청소년 평화 캠프 실행 

 

코리밀라는 1965년 레이 데이비(Ray Davey) 목사가 만들었다. 그는 2차 세계대전에서 군종장교로 참전했다가 독일군 포로가 됐는데, 포로수용소에서 포로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공동체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는 이후 레이 목사가 코리밀라를 만드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됐다.

 

벨파스트퀸스대학교에서 교목으로 활동했던 레이 목사는 학생들과 함께 코리밀라를 만들었다. 북아일랜드가 겪는 분쟁 상황을 고려해 공동체를 시작한 건 아니었다. 당시 '공동체'가 사회적 대안으로 조명받고 있었고, 혈기 왕성한 학생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이 접목하면서 열린 공동체 코리밀라가 탄생했다.

 

이들은 당시 북아일랜드가 겪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던 중 개신교와 천주교 간 분쟁 상황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두 종교 그룹 사이에 갈등이 극심했기 때문이다. 인구수가 많고 사회적 지위도 높은 개신교인은 천주교인을 차별했다. 천주교인 국회의원이 당선되지 않도록 선거구를 조작하는 일도 서슴지 않고 벌어졌다. 이러한 차별에 천주교인들은 총과 폭탄으로 대항했다. 아일랜드와의 통일을 주장하며 영국 정부와 북아일랜드 자치 정부 요인들을 공격했다.

 

정치적 갈등뿐 아니라 시민들 간 분열도 극심했다. 개신교인과 천주교인은 살면서 서로 만나거나 교류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 천주교 가정에서 성장한 콜린은 "천주교인과 개신교인은 따로 떨어져 자기들끼리 모여 지냈다. 내가 어릴 때도 천주교 학교에만 다녔다. 심지어 수영장도 천주교인이 이용하는 곳에만 갔다"고 말했다.

 

"코리밀라가 처음 했던 일은 분열된 사람들을 다시 모으는 작업이었다. 분열은 서로에 대한 적대감과 공포, 두려움을 증폭하고, 분쟁을 양산한다. 이를 해체하기 위해서는 먼저 이들이 서로 만나고 접촉하며 관계를 쌓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다."

 

코리밀라는 청소년 평화교육을 시작했다. 천주교·개신교 학생들이 함께 캠프를 가서 팀을 이루고 과제를 수행하도록 했다. 학생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서로 협력하며 친해질 수 있었다. 이런 경험은 청소년들이 상대 종교 그룹에 갖고 있는 적대감을 극복하고 상대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갖게 했다. 콜린은 이를 '경험적 배움'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역사·미술·연극·드라마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행했다.

 

천주교·개신교 학생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 방식이 '밑에서 위를 지향하는 방식(Bottom-Up)'이라면, 코리밀라는 '위에서 밑을 지향하는 방식(Top-Down)'도 시도했다. 정치인, 시민단체 대표, 무장 단체 지도자들을 중재해 분쟁을 종식하는 방안이었다.

 

코리밀라는 1994년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각 그룹 대표자들이 모여 당시 분쟁이 야기하고 있는 사회문제를 논의하게 했다. 대다수 사람이 폭력의 악순환에 지쳐 있었고, 무장 단체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는 공감대를 이루고 있었다. 4년간 논의 끝에 이들은 1997년 평화 협상을 맺었고, 이는 1998년 '굿 프라이데이 협정'으로 발전하게 됐다. 

 

어린이어깨동무가 주최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콜린 크레이그가 코리밀라의 평화교육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박요셉 

 

코리밀라는 개신교와 천주교 간 대립을 해결하기 위해 중도 노선을 취했다. 중도는 양쪽 모두에게 공격받을 수 있는 위치이기도 했다. 콜린은 양쪽에서 배신자 취급 받는 일이 흔했다고 말했다.

 

코리밀라는 천주교·개신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통합 교육을 실행했다. 하지만 이는 양쪽 종교 그룹으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들은 아이들이 특정 종교를 바탕으로 하는 교육기관에서 학습해야, 성인이 되어서도 그 종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개신교와 천주교가 갖고 있는 맹점은 옳고 그름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자신들만 옳고 상대는 틀렸다고 생각한다. 중간이 없다. 하지만 코리밀라는 누가 옳고 그른지 따지지 않는다. 모두를 수용한다. 이런 점 때문에 양쪽 종교 그룹으로부터 공격받는 일이 많았다."

 

이런 비판과 공격에도 코리밀라는 중도 노선을 고수한다. 콜린은 "코리밀라는 안전한 항구, 일종의 안전지대와 같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신들의 미래를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공간 말이다. 평화를 위해서는 이러한 안전지대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남북 관계

만남과 교류 증가로

적대적 내러티브 해결 

 

한국은 분단국가다. 남북 간에 갈등의 골이 깊다. 분단된 지 7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류나 왕래가 자유롭지 못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보수 개신교는 반공주의를 내세우며 북한에 대한 적대와 증오를 쏟아 내고 있다.

 

콜린은 남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안목을 두고 접촉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교류가 늘어나고 만남이 많아질수록, 분단 구조가 만들고 있는 적대적 내러티브는 더 이상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낮은 단계라도 일반인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기회를 늘리는 것이 평화로 나아가는 지름길이다"고 했다.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는 남과 북이 평화를 공존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정학적 상황이 좋지 않다. 강대국들 사이에 끼어 있다. 남과 북이 평화를 공존하기 위해서는 강대국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야 한다. 미국에 끌려다니지 말고 자신들만의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며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이어 콜린은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한 남한과 달리, 북한은 국제적으로 고립되어 있고 핵무장을 한 상황이다. 이러한 북한의 체제 개방을 어떻게 이끌어 낼 수 있는지가 굉장히 중요한 과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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